강말희 - 충남 아산 출생 - 1986년 도미 - 제3회 애틀랜타문학상 대상 수상 |
9월의 기도
2019.09.07 11:19
9월의 기도
언뜻 스치는 한 줄기 바람이
홀로 새벽을 깨울 때
텅 빈 가슴 내밀어
서늘한 기운으로 부풀게 하소서
숨 가뿐 땡볕의 흔적
길게 늘어진 그림자 추슬러
하늘거리는 햇볕 아래
알알이 고개 숙인 열매이게 하소서
한 여름내 무성했던
짙푸른 상념의 잎사귀들
가을빛 삭힌 단풍이게 하시어
그 빛깔로 내 언어를 채색하소서
저녁 풀 벌레 소리
서늘한 여운으로 숲 속에 들 때
이마에 맺혔던 땀방울
국화꽃 잎 위에 이슬로 내리게 하소서
서러운 지난날의 기억들
해거름 석양이 드리울 제
노을빛 그리움으로 번지어
빈 들녘에 연기로 피어나게 하소서
댓글 2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공지 | 삶에 이별을 걸어두고 [2] | 강이슬 | 2019.01.18 | 79 |
28 | 왜 산에 오르는가 | 강이슬 | 2020.06.18 | 40 |
27 | 실낙원과 부활 [3] | 강이슬 | 2020.04.24 | 70 |
26 | 봄맞이 [4] | 강이슬 | 2020.03.04 | 53 |
25 | 고요속을 지나는 삶 [4] | 강이슬 | 2020.02.10 | 49 |
24 | 빈 계절을 지나며 [3] | 강이슬 | 2020.01.26 | 56 |
23 | 낙엽비 [1] | 강이슬 | 2019.12.08 | 36 |
22 | 가을 사랑 [2] | 강이슬 | 2019.11.21 | 37 |
21 | 가을, 그 의미와 사유 | 강이슬 | 2019.11.05 | 41 |
20 | 새와 둥지 [2] | 강이슬 | 2019.10.23 | 35 |
19 | 가을이여 어서 오라 ! [4] | 강이슬 | 2019.10.03 | 44 |
18 | 가을을 탄다 [4] | 강이슬 | 2019.09.20 | 40 |
» | 9월의 기도 [2] | 강이슬 | 2019.09.07 | 40 |
16 | 여름 장대비 | 강이슬 | 2019.08.15 | 34 |
15 | 팔월이 오는 소리 [4] | 강이슬 | 2019.08.01 | 41 |
14 | 그 바다로 가자 [6] | 강이슬 | 2019.07.18 | 49 |
13 | 칠월이 띄우는 푸른엽서 [6] | 강이슬 | 2019.07.02 | 54 |
12 | 초여름 단상 [1] | 강이슬 | 2019.06.22 | 47 |
11 | 유월의 시 [4] | 강이슬 | 2019.06.02 | 58 |
10 | 오월 숲의 아침 [4] | 강이슬 | 2019.05.11 | 45 |
9 | 사월과 오월 [2] | 강이슬 | 2019.05.04 | 40 |
"가을빛 삭힌 단풍이게 하시어 그 빛깔로 내 언어를 채색하소서"
가을빛으로 채색된 언어가 문자가 되어 피어날 때 그건 바로 음악이 되고
시가 되고 기도가 되겠지요
늘 고운 시 참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