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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말희
- 충남 아산 출생
- 1986년 도미
- 제3회 애틀랜타문학상 대상 수상

9월의 기도

2019.09.07 11:19

강이슬 조회 수:40

9월의 기도 


언뜻 스치는 한 줄기 바람이

홀로 새벽을 깨울 때

텅 빈 가슴 내밀어

서늘한 기운으로 부풀게 하소서 

 

숨 가뿐 땡볕의 흔적

길게 늘어진 그림자 추슬러

하늘거리는 햇볕 아래

알알이 고개 숙인 열매이게 하소서 

 

한 여름내 무성했던

짙푸른 상념의 잎사귀들

가을빛 삭힌 단풍이게 하시어

그 빛깔로 내 언어를 채색하소서


저녁 풀 벌레 소리

서늘한 여운으로 숲 속에 들 때

이마에 맺혔던 땀방울

국화꽃 잎 위에 이슬로 내리게 하소서 

 

서러운 지난날의 기억들

해거름 석양이 드리울 제

노을빛 그리움으로 번지어

빈 들녘에 연기로 피어나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