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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말희
- 충남 아산 출생
- 1986년 도미
- 제3회 애틀랜타문학상 대상 수상

고요속을 지나는 삶

2020.02.10 22:22

강이슬 조회 수:49

고요속을 지나는 삶 ~ 강말희

 

그대는 고요속에 홀로 왔으며

긴 적막속을 지나갈 것입니다

고독의 잔을 예비하십시오

삶이 쓰고 단 포도주로 채워지거든

두 손으로 그대의 잔을 감싸 쥐십시오

 

바위와 같이 찬 고독이

그대의 가슴에 웅크리고 있다해도

잔잔한 물결 속에 품으십시오

외로움이 분수처럼 솟는다 해도

수면처럼 가만히 떠 있으십시오

 

그대의 환희가 바닥을 드러내어

영혼이 빈 항아리처럼 어두울지라도

쉼 없이 생명을 길어 부으십시오

그리고 또 하루의 잔칫상에서

기쁨의 잔도 슬픔의 잔도 기꺼이 드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