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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말희
- 충남 아산 출생
- 1986년 도미
- 제3회 애틀랜타문학상 대상 수상

실낙원과 부활

2020.04.24 09:13

강이슬 조회 수:70

실낙원과 부활  - 강말희

연탄가스보다 무겁고 은밀한
사상초유의  코로나19  팬데믹
무색무취로 호흡에 밀착하여
선전포고 없는 바이러스 기습으로
사람 목숨에만 기생하여 두려움을 감염한다

창조에 대한 미물들의 무한도전

이브가 사악한 선악과를 선택한 이후
흐드러지게 만연한 불륜과 인포데믹
약육강식을 무기로 삼은 생존의 비열함과
초심 잃은 후예를 향한 자비로운 경고일까.

세상에 영생을 떠벌리는 사이비들

앞에 도사린 불행을 외면한 아둔함을
자연의 조화로 순종하라 하였음에도
무관심한 삶의 벽에 박제됐던 육신들이
발조차 뻗지 못한 시신으로 무인도에 매장된다

진실을 상습으로 유린하는 연약함과
사치로 치렁치렁한 사고의 부자유를
불면과 부정을 끊을 있는 단호함으로
끈적끈적한 사이에 냉정한 거리를 놓아
불순을 정화하는 촉매로 삼으라는 아닐는지

상처의 바다를 출렁이는 깊은 침묵과

갈증의 사막이 품은 푸른 보석을 구하는 인내로
휴머니즘의 가치를 바람처럼 날리면서
흩어진 인간들이 모여 화해의 그물을 짜면
사망의 고리에 흐물흐물한 이들을 건져 올리리

욕망이라는 이기심은 이웃과의 단절
고립과 의심만을 팽창시키나니
부활을 향해 열어젖힌 참회의 창을 통해
빛의 커튼을 안팎으로 날리어 생명을 부풀리면
기진하던 들숨 날숨이 신선하게 소생한다.


후기 : 경자년의 화사한 봄을 앗아가는 코비나19과 대면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