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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성수
- 시인
- 1982년 도미
- 월간 한비 문학 신인상 수상
- 애틀랜타 문학회 전 회장

행간을 메우려고

석정헌2020.06.10 09:36조회 수 50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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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행간을 메우려고


               석정헌


해가 기울면

별도 숨어버린

어둔 하늘이 쏟아진다


창문을 뚫고

아슬아슬하게 인사하는 문장

달도 기울고 

어둠을 묻혀내면

호명을 기다리며

밤을 새운 하얀 행간은

여명 앞에 떨고있다


얼마나 부서져야

상처끼리라도 부딪쳐

손 끝에 날이설까

희미한 눈

싸늘한 행간을

동녘의 붉은 태양 속으로

날려 보내고

그나마

솟구친 문장

여울처럼 맴돌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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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모진 병이 활짝 핀 오이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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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3
  • 선생님 귀한 시가 나오셨군요.

    제 마음에 쏙 들어요. 저는 개인적으로 

    이런 시를 좋아 합니다.

    선생님이 좋아하는 시인은 누구신지요?

  • 석정헌글쓴이
    2020.6.11 16:44 댓글추천 0비추천 0

    좋아 하신다니 정말 기쁨니다

    그리고 감사 합니다

    김상옥 시인 입니다

    그리고 제가 좋아하는 시


    들지 못하는 어깨

             김상옥

    어디선지 날아온

    철 잃은 고추잠자리

    파르르 떠는 어깨 위에

    멀리 서울을 누르는 북악

    그의 벗겨진 이마가 얹혔다

    육십 환갑을 맞는

    이 철부지 사나이의 어깨엔

    정작 무엇이 얹혔는가

    눈길은 발등을 내리깔고

    꼽추처럼 들지 못하는 어깨

    털어야 먼지뿐

    노을 비낀 서녘 하늘로

    귀 밑엔 서리만 흩날린다

  • 통영 출신의 시조시인(동아일보 신춘문예 당선) 이며 드물게 문화훈장까지 받으신 분이죠.

    유난히 3줄로  된 시가 많아요. 그런데도 시인에게 물어 보고 싶은 것이 많은 시예요.


    어느날

    구두를 새로 지어 딸에게 신겨주고

    저만치 가는 양을 물끄러미 바라본다

    한 생에 사무치던 일도 저리 쉽게 가것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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