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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화 - 수필가 - LPGA Alumni 티칭프로 |
기분 좋은 날
2020.12.15 00:16
꿀잠에서 깨어
가뿐하게 일어나
또 하루를 감사하며
화장실에서
밤새 숙성시킨
자양분은 남겨두고
변기통에 앉아
끙끙대지 않고 똑 떨어지는
고체를 보는 날은 기분 좋은 날이다
두루마리 휴지를 길게 뽑지 않아도 되는
반고체를 보는 날도 상쾌하다
뒤 닦은 휴지에 흔적조차 없는 날은 최상의 날이다
누가 그랬더라
똥 잘 누는 사람을 대통령으로 뽑아야 한다고
내 배변은 대통령급이다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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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자양분 야기가 거시기 합니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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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위에서 변비로 고생하시는 분들이 적지 않더라구요. 약을 먹는다고 해요. 그런 분들을 생각하며 거시기한 일이 사람에 따라 중요한 것임을 표현했어요. 문제없는 제 자신에게 감사도 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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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를 읽고 나니 문득 오래전에 읽었던 창비에서 펴낸
'조말선 시인' (1998년 부산일보 신춘문예 당선)의 시집"둥근 발작"이 생각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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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강화식샘 덕분에 모르던 시인 한 분을 알게 되었고 그 분의 시에 흠뻑 빠졌어요. 제가 더 파고 들어가야 할 깊이가 어떤 것인지도 알게 되었네요. 생애 단 한 번이라도 어떤 수상을 받게 된다면 선생님의 공덕을 잊지 않을게요(야무진 꿈!!!!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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