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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화
- 수필가
- LPGA Alumni 티칭프로

면도 사

2020.12.24 17:35

이경화 조회 수:42


십 대

아빠의 모습을 지켜보며

남자만 왜 면도를 하지

 

이십 대

이성에 눈을 뜨지 못해

면도를 하지 않았다

 

삼십 대

지방에서 동경으로 유학 온 일본 여대생

거울을 보며 얼굴면도를 하는 모습이 신기했다

유독 뽀얀 얼굴이 그 때문이었을까

 

사십 대

친구가 말하는 입 주위의 잔털

뽑다가 번거로워 면도했다

 

오십 대

짐에 가서 운동하자니

굵고 검은 겨드랑이털이 거스른다

그래 밀자 다리털도 함께

 

육십 대

눈썹에 흰머리가 나타났다

타인의 흰 눈썹은 무덤덤했는데

무언가 잃어버린 상실감이 몰려온다

한둘 뽑다가 밀어내고 염색을 한다

 

그날이 왔다

남편이 묻는다왜 밀었어?”

여기도 흰 머리가 나지 뭐야

돌덩이를 껴안은 듯 주저앉고 말았다

이십 대 못해본 브라질리언 왁싱이라도 해 볼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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