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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복희
- 중앙대학교 예술대학 연극영화과 졸업
- CBS 제1기 성우, TBC 제1기 성우
- 1996년 수필공원 초회추천
- 대한민국 연극제 여우주연상, 동아일보 연극상 여우주연상, 백상예술상 여우주연상 수상
- 연극, TV, 영화 연기자 협회 회원, 애틀랜타 문학회 회원

연두 빛 공원에서 / 김복희

왕자2021.04.22 18:41조회 수 90댓글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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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두 빛 공원에서 / 김복희


수상한 세월 때문에 못 만 난지 일 년도 더 되었던 여고 동문들이

모처럼  따뜻한 봄날에  넓은 챙 모자들 쓰고 가볍게 운동화 신고

20여명이 연두 빛 공원에서 만났다.


오늘은 90대 선배님 부부가 며칠 후 고국으로 역 이민?을 떠나는 송별회로 모인 것이다. 

헤어지는 섭섭함이 울적하기도 하 것만 그러기엔 코로나로 묶였던 사슬에서 모처럼 해방되어 튀어 나온 기쁨과 반가움으로  맑은 하늘만큼 여고시절 소풍 온 듯 모두 들떠 있었다. 

식사 후 첫 순서로

동문회 총무 남편인 우리교회 장로님이 기도를 하게 되었다. 늘 우리 동문을 위해 봉사정신이 투철하여 나는 그분께 ‘수도의 사위’라 불렀다. (모교가 서울 수도 여고) 기도를 시작하는 찰라 청각이 좋지 않은 의사 였던 왕 선배님이 갑자기 일어서서 기도를 시작하시는 것이다. 모두 당황하여 눈을 뜨고 웃음을 참았고 그냥 해프닝을 마다하지 않고 모두 머리를 숙였다.

연달아 장로님이 기도하시고 내게는 추억담을 주문하였다. 

나는 아주 똑똑한 선배의 결정이니 부럽다고 진심으로 축하를 하였다.


학생시절 전교생 앞에서 늘 우등상을 수상하였던 선배는 서울대학 졸업 후 모교에서 교사로 근무 하였었다. 그래서 후배들은 선배님을 스승으로 모셨다. 

병들고 늙으니 너무 외로워 고국으로 가고 싶은 마음의 갈등이 있었던

나 였기에 선배의 마음을 누구보다 이해하며 축하해 드린다.

얼바인에서 아틀란타에서 언 50년을 살다가 고국으로 떠나는 선배가 내심 부러워 

존경스럽기도 하다.


15년 전 이민 올 때 갖고 왔던 아끼던 겨울 모자가 있었는데 이곳에서는 쓰게 되지를 않아서 한국은 추우니 가서 쓰시라고 포장지를 뜯어 보였다. 선배님은 너무 좋아하며

‘어머나 타렌트 같겠네...’ 라며 예쁘게 웃는다.

우리 나이에 다시 만날 보장은 없다. ‘거사필반’ ‘회자정리’를 생각하며 선배를 바라보니 

주름진 눈가가 붉어 있었다. 

귀국 날짜는 아직 20여일 남았지만 이별은 간단히 하고 싶어 다시 만나지 않으려 한다.

떠나는 날 까지 두 분 넘어지지 말고 무사하기를 바라며 처음으로 따뜻한 허그를 하였다.

   4 월 22일  202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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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8
  • 왕자글쓴이
    2021.4.22 18:47 댓글추천 0비추천 0

    아주 오랫만에 글을 썼습니다. 

    홈피에 올리는것을 잊은둣하여 잠깐 당황하기도 했어요 

    원래 소질이 없는데도  가끔 불현듯 글을 쓰고 싶기도 하네요 

    이렇게 졸작을 올려도 괜찮을가요?ㅎㅎㅎ미안합니다.

  • 왕자글쓴이
    2021.4.22 21:17 댓글추천 0비추천 0

     퇴고를 제대로 안했네요 

    오짜 발견, ㅡ거자 필반 입니다ㅡ.죄송..

  • 왕자님께

    오랜만에 선배님 글을 읽자니

    오래된 연인으로 부터 온 연서를 읽는 기분입니다.

    이글거리는 열정은 없어도

    서로 바라만 보아도 위안이 되고 휴식이 되는 연인에게서 온 편지!!!


    참 적절한 선물을 하셨네요.

    서울에서 학교가는 버스기다리며

    손발시려워 눈물 핑 돌던 겨울이 생각납니다.

    한국 가시는 그분이 추운 날 그 모자쓰면서 선배님 생각을 하실 것 같네요.


    매일 적당한 운동도 하시고

    단백질도 매일 드시면서

    소일 하시다가 또 뵈요.

  • keyjohn님께
    왕자글쓴이
    2021.4.23 11:28 댓글추천 0비추천 0

    문학회에 나가면 한달의 피로가 확 풀리듯 웃음바다를 만들던 

    임시인이 그리웠지요 

    오래된 연인으로 부터 온 연서를 읽는 기분이라고요?

    참 표현이 맘에 들어요 

    걷기운동, 단백질, 기억할게요 

  • 90을 넘긴 부부가 한국으로 역 이민을 가시는 모습이

    숙연해집니다. 인생을 잘 살아 오신분들 같아

    부럽기도 합니다.

    김복희 선생님도 더 건강해지셔서

    한국 관광이라도 하고 오셨으면 합니다.

    감동을 주는 글 분명히 소질이 많은 글입니다.

    반갑게 잘 읽었습니다.

  • 강화식님께

    김복희 선생님

    마음이 많이 섭섭하셨겠어요

    진심어린 이별의 느낌

    잘 읽고 갑니다

    늘 건강하세요 선생님

  • 복희왕비마마시인님

    오랜만에 쓰신 글을 보며 눈물이 핑돌기도 했지만

    건강하신걸보며 무척 반가웠습니다.

    어렸을때 저를 목욕시켜주고 그러나 잘 꼬집고 엄하게 키우셨던

    수원에 사시는 제 큰누님의 또래이시라서

    항상 각별하고 따스함을 받습니다.

    열정의 그대를 열렬히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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