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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정
- 중앙대 교육학과 졸업
- 2000년 도미
- 둘루스 거주
- 애틀랜타 문학회 회원

TGI Fridays

keyjohn2021.09.07 18:12조회 수 36댓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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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 아침이면 

일주일 쌓인 삶의 흔적들을

녹색 으르렁이 집어 삼킨다.


캘리포니아 농부의 땀방울이 배인 쌀 봉지도 

컬럼비아 아가씨 손을 거칠게 한 커피 봉지도 삼키고,

동남아 소년들의 선잠이  묻어 있는 옷 봉지도

그로서리 채소부 아주머니의 손 때가 묻은 봉투도 삼킨다.


오늘 아침 

배를 채우고 사라지는

녹색 으르렁 뒤로

걱정봉지를 버리지 못하고 머뭇거리는

내가 보인다.


*글쓴이 노트

제 아무리 역겨운 쓰레기도

금요일 아침이면 해결해 주는 고마운 쓰레기 차를 보면서,

내 마음속 잉여분을 버리지 못하는 미혹함은 

참으로 난감하다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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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부추밭 늦여름 소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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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7
  • 임 총무님!

    '녹색 으르릉'

    언어 미술사만이 가능한 표현 같습니다.

    저는 기껏 생각하는 게 '쓰레기 잘 치웠다'

    그렇게 생각 하지요.

    마음을 점호 해보니 쓰레기가 많이

    쌓여 있네요.

    처리방법 궁리할 기회 주심, 감사합니다.

  • 이한기님께
    keyjohn글쓴이
    2021.9.8 14:08 댓글추천 0비추천 0

     '언어 마술사' ㅎㅎ

    저에게 가당치 않지만 격려에 

    감사합니다.


    '마음을 점호'

    이 한마디가 

    젊었던 날들을 생각나게 합니다.

    그립고 그리운 그 날들...  


    '꽃핀다'고. . .  '덥다 '  고 . . .

    구시렁대다 보니 

    어느 새

    아침이슬이 청명한 9월도 

    훌쩍 초순을 넘기고 있네요.


    가는 세월이

    미련남은 연인과의 작별인 양 

    아쉽고 아쉽네요. ㅠㅠ

  • keyjohn님께

    ×××× 년 00월 **일

    일석점호 인원보고

    총원: 33명

    ---------

    그 시절이 뭐가 그리도

    그리워요?

  • 이한기님께
    keyjohn글쓴이
    2021.9.8 18:20 댓글추천 0비추천 0

    선배님은 보고를 받는 입장이셨겠군요. ㅎㅎ

    한 일주일 정도만 그 시절로 돌아가 

    병영생활의 긴박감, 자유에 대한 동경 같은 것을 누려보고 싶네요.




  • 이민 초에 힘든 직장 생활할 때 금요일만 되면 

    TGIF (Thank God Its Friday)외치며 홀가분한 맘으로 주말

    시작되던 그 때를 회상합니다

    "걱정봉지"  참신한 깨우침을 주시네요

    근심 욕심 분노 .. 녹색 으르렁을 통한 감정이입은 

    비워야 사는 멋진 교훈이 될 것입니다




  • 석촌님께
    keyjohn글쓴이
    2021.9.8 18:29 댓글추천 0비추천 0

     '공수래 공수거' '비워야 비로소 보이는 것들' '무소유' 같은 개념들은 

    책상머리에서는 내 것인데 ,

    돌아서면 나를 떠나버리는 오류?에 시달리는 삶.

     耳順과는 거리가 먼 생활인!

    저의 자화상을 그려보는 시간을 주심에 감사드립니다.

  • keyjohn님께

    총무님! 

    태릉에서 교육 받을 때 3년 동안 열심히 일석점호

    인원보고 했지요.

    힘든 때였지만 그 때로 돌아갈 수만 있다면야

    쌍수들고 만세 만세 만만세 외치며 달려 갈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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