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logo


이난순
- 1948년 충남 청양 출생
- 2014년 콜로라도 덴버로 이민
- 애틀랜타 문학회 회원
- 제6회 애틀랜타신인문학상 대상 수상
글 수 76

말랑한 황톳길이 붉게 발자욱을 만든다


발가락 사이로 삐져 나오는 미끈거리며 진한 황톳물이

덧버선 처럼 내 일부가 된다


몸속의 아우성이

아침 안개를 뚫고 나오듯 열렬한데

푸르른 나팔꽃, 길 가에서 합창으로 답해준다


떠나는 아쉬움에 

남겨지는 이 애태움으로 한껏 멍먹한데

곁에 늘어선 잡초의 꽃들이 위로 하누나


꿈같던 육개월의 시간이 한낱 이슬방울 처럼 지나고

그대와 헤어져야 하는 내일이 오면

어제의 그리움이 가슴에 빨갛게 봉울져 

잠 안오는 밤에 친구되어 하얀 이야기로 승화되리


찬물에 씻은 발 바닥에

붉으딕하게 남은 황토기운이 몸속으로 스며들듯

그대의 향기 나에게 남네

profile
엮인글 :

profile

ChoonKwon

2022.09.18 20:45:03
*.4.193.211

황토 좋은 것 아닌가요?

황토 찜질방 그런 것도 있든데

한번도 가 보지는 못했어도 

황톳길은 있으면 한번 걸어 보고 싶네요.

잘 지내시지요?

profile

이난순

2022.09.21 11:41:24
*.178.162.179

네, 황토가 우리 몸에 좋다는군요

몸이 안 좋은 사람들이 황톳길을 오래 걸으며

건강상 많이 좋아졌다고들 얘기하며 황톳길이 인기가 많더군요

이사하는 바람에 이젠 멀어서 못 가게 되어 많이 아쉽습니다

profile

강화식

2022.09.18 22:58:30
*.229.128.170

향토 기운이 몸 속으로 스며들 듯

그대의 향기 나에게 남네.........


시는 시를 쓰는 사람의 마음이 보이기도 합니다.

이난순 선생님의 깊은 생각과 아름다운 마음이 보입니다.

profile

이난순

2022.09.21 11:44:06
*.178.162.179

누군가와 함께 황톳길을 걸으며 두런 두런 얘기 나누는 시간이 참으로 

값진거 같았습니다

profile

강창오

2022.09.19 20:41:49
*.155.29.198

난순님의 향토적 서시가 곧 윤동주를 따라잡을 것 같은데요!!!

Keep going

profile

이난순

2022.09.21 11:47:17
*.178.162.179

어머나?!!  어찌 감히 윤동주 선생님을 ???

너무 비행기 태우시면 어지러워서.....

워낙 깡촌에서 태어나 자라다 보니 영~ 촌티를 못 벗어나나 봅니다

profile

이한기

2022.09.21 12:35:16
*.58.172.223

이곳 Metro Atlanta는 지반이 황토층이라

설란님처럼 굳이 맨발로 비온 뒤 황톳길을

걷지 않아도 황토에서 나오는 원적외선을

1년 내내 받으며 살아갑니다.

황토로 된 땅을 90cm쯤 팠을 때 황토 속에

고이는 맑은 물을 지장수地漿水라 한다네요.

해독제로 쓴다고 합니다. 한국에 있을 때

황토굴 사우나에 가서 좀 마셔 보았어요. 

'그대의 향기 나에게 남네'  여운을 남기는

절묘絶妙한 마무리! 역시 대가大家입니다.

건필, 건승하시길!!!

profile

이난순

2022.09.21 14:03:59
*.178.162.179

젊었을때 김장하려면 좀 가다롭게 야채들을 골랐습니다

배추는 퍼드러져서 푸른색이 많을것, 무우는 황토밭에서 자란 붉은 흙이 뭍어 있는거,

쪽파도 뿌리가 붉은 황토흙이 묻은걸로....

그래야 김치가 훨씬 맛있거든요 ㅎㅎ

세월이 지나고 보니 그때처럼 까다로울 수가 없더라구요

그래도 내가 자라났던 우리집 뒷동산의 그 붉디붉은 황토를 잊지 못해서......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76 부르시면 모다 내려놓고 가야 할텐데 [8] 이난순 2022-09-21 28
» 비 온 뒤엔 황톳길을 걷자 [8] 이난순 2022-09-18 49
74 나 가거든 [16] 이난순 2022-08-22 46
73 바람의 울음 [4] 이난순 2022-08-13 29
72 빗속의 낭만이 [5] 이난순 2022-08-09 31
71 지하철 에서의 기도 [11] 이난순 2022-08-03 31
70 바람 길 [7] 이난순 2022-07-28 28
69 늦은 귀가시간 [4] 이난순 2022-07-22 32
68 식탁위의 하얀꽃 [5] 이난순 2022-06-20 23
67 시인의 꽃밭 [9] 이난순 2022-06-16 43
66 신갈의 사랑 [6] 이난순 2022-06-03 37
65 단비가 내려요 [6] 이난순 2022-05-29 40
64 겹겹이 입은 그대를 벗기며 [6] 이난순 2022-05-26 28
63 뻐꾸기, 너 거기 있구나 [10] 이난순 2022-05-23 33
62 어? 저 아까운 쌀을! [6] 이난순 2022-05-15 26
61 혼자 먹기 아까운 머위탕 [7] 이난순 2022-05-12 32
60 쪽동백 피는 오월 [4] 이난순 2022-05-12 16
59 아카시아 처럼 나도 흐드러지다 [10] 이난순 2022-05-09 32
58 참새 , 너를 쳐다보다가 [6] 이난순 2022-05-02 27
57 추억의 편지 박스 열어보니 [4] 이난순 2022-04-14 26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