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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난순
- 1948년 충남 청양 출생
- 2014년 콜로라도 덴버로 이민
- 애틀랜타 문학회 회원
- 제6회 애틀랜타신인문학상 대상 수상
글 수 76


뚝배기에 계란찜을 앉혀 놓고

보글 거릴때 살살 저어준다

친구가 가져다준 까만 눈만 남아있는 잘 삭은 육젖 국물로 간하여

곱게도 익어가며 맛난 향기 풍기어 저절로 입맛이 다셔지네


이사 해 놓고

적당한 찬거리 없어

식탁에 계란찜이 주 찬이다


이삿짐 옮기기 전

가장 중요한걸 챙긴다고 여권이며 미국에서 받아온 시민권 원본이랑

씨큐리티 카드등 통장의 도장 등을 넣어둔 통을 아무리 찾아도 보이질 않는다

순간 내가 없어지는 착각에 빠진다


아하, 주님이 부르실 때도

이리 준비 없이도 갈수 있겠구나


깨달음을 주심에 감사한 마음으로 오히려 편안해진다


언젠가, 어디선가 나타나 주겠지 하면서

계란찜 한입 떠 넣으니

들기름 향내와 함께 입안엔 기쁨의 전율이 스쳐 지난다

땀 흘린 노동 후에 주시는 소소한 밥숫갈에 열무김치 더 얹어서

이사한 날의 만찬으로 삼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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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창오

2022.09.21 22:13:50
*.155.29.198

갑자기 계란찜 소리에 침 넘어갑니다

아무런 준비없이 갑자기 갈 때 가더라도 계란찜은 맛보고 가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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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난순

2022.09.21 23:57:52
*.178.162.179

ㅎㅎㅎㅎ, 그래야겠지요!

언제나 들러 주심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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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화

2022.09.22 01:19:22
*.184.13.138

선생님의 침착성에 제 자신이 부끄러워요. 저 같으면 반 패닉 상태로 빨리 찾아보려 애를 쓸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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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난순

2022.09.22 11:05:37
*.178.162.179

저도 그럴뻔 했지요.

남편의 낭패스런 표정을 바라보니 아차 , 이러다간 큰일 나겠다 싶어

정신차리게 되었습니다

힘든 상황이 오면 아무리 사면초가 라는 말이 있습니다만 어느쪽 에선가 분명 길이 

열리고 있다는걸 살면서 터득하게 되었지요

물론 신앙인 이기 땜에 가능 하였겠지만요

저의 위로에 남편이 많이 편해졌다고 오늘 얘기 하더군요

못 찿아 그리 이틀 동안이나 헤매이던걸 아침나절에 찾게되어 남편의 환호성에

또 한번 소스라치게 놀라긴 했습니다만 이 모두가 나이듦의 과정중 하나이겠죠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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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식

2022.09.22 16:17:32
*.229.128.170

이사는 잘 하셨는지요?

저도 요즘은 냉장고 문 열어 놓고 뭘 꺼내로 왔나

서성일 때가 있었어요. 총명은 멀어지고 순발력도 떨어지고....

찾으셨다니 안심입니다. 역시 막내이면서도 맏이 같은 큰 언니의

쿨한 면을 담고 싶습니다. 

그리고 계란찜에 새우젓은 알아도 들기름을 넣나봐요.

오늘 저녁 메뉴는 계란찜 입니다. 감사합니다. 독자에게 동기 부여를 주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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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난순

2022.09.22 19:53:12
*.178.162.179

들기름 맛의 계란찜은 제 언니 한테 배운거예요 저의집에선 옛날부터

참기름 보다 들기름을 많이들 좋아했죻 ㅎㅎ


어릴적 소꿉놀이 할땐 이사 다니는게 그렇게나 재미있고 새로운곳에

낯선곳에 살아본다는게 그리도 신났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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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기

2022.09.22 18:05:48
*.58.172.47

혹, 뭔 일로 마음이 심란하시나요?

그러시다면 마음 잘 추스리시길!!!

건필, 건승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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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난순

2022.09.22 20:00:38
*.178.162.179

한국의 포장이사 라는게 편리하면서도 또 뒷 수습은 내가 모두

정리 해야하니 ......!

이사 도우미가 넣어둔걸 찾아 내느라 한참이나 헤매야해서요 흐흐

이젠 웬만큼 정리되어 편해졌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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