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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말희
- 충남 아산 출생
- 1986년 도미
- 제3회 애틀랜타문학상 대상 수상

오월 숲의 아침

2019.05.11 21:43

강이슬 조회 수:45

오월 숲의 아침 
                            강말희

이 비 그치면 
창밖 저 언덕배기 숲 
새순을 팔랑이는 나무들은 
싱그러운 아침을 기지개 켜고 
간밤 안개비에 대하여 속삭이며 
명랑한 새들을 불러 모으고 
가지에 맺힌 비 구슬을 햇살에 영롱이겠네 

첼로와 오카리나 멜로디가 
고요한 우울과 잔잔한 기쁨으로 교차하는 
나의 아침이 
저들의 묵묵함을 헤아리지 못하듯 
숲의 성자들 
나의 심연을 바라만 보고 있네 

저 숲은 
차가운 바람과 별빛 
땡볕과 추위까지 모두 어울려 
작은 나무들을 거목
(巨木) 되게 하는데 
내 삶은 
반복되는 허무와 방황 
열정과 일상의 작은 기쁨으로 무얼 숙성시킬지

이 비 그치면 
말갛게 얼굴 씻고 
아침 새들의 자유로운 날갯짓으로 
나의 또 하루를 높이 날아보겠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