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logo

성성모 창작글방


성성모
- 시인
- 애틀랜타 문학회 회원

꽁트

2017.02.18 23:20

성성모 조회 수:35

파트타임 농부

 

그전부터 농사는 천하대본이라고 했다.  농부는 천하대본을 직업으로 사는 가장 성스러운 존재라야했다.   그러나 적어도 우리 근대 사회에서 농부는 그리 대접을 받지 못하고 유럽 중세시대에 농노 같은 신분이 되어버렸다.   한심한지고

 

조부님께서 9마지기 논과 3천평 땅을 경작하시면서 나를 키우셨으니 농사가 얼마나 어려운지, 영농 농부에 삶이 어떤지를 익히 알고있다.   일은 쉴새가 없고 비가안오면 안온다고 걱정, 비가 많이 오면 많이 온다고 걱정, 너무 추우면 춥다고 걱정, 너무 더우면 덥다고 걱정, 서리가 일찍 내려도 걱정, 늦게 내려도 걱정 이래 저래 걱정이 없이 편한 날이 별로 없이 살았던 기억이다.

그래서 장래직업으로 농사는 첫번째로 제쳐놓은 직업이었는데 이제 은퇴를 하고나서 매년 경작지를 늘여가며 농사를 짓는 자신을 발견한다.     텃밭 5평으로  시작을 농사가 100 평으로 늘어났으니 말이다.

처음에는 신선한 야채를 먹기위해 상추, , 쑥갓, 들깨, 고추,토마토로 시작을 했는데 이제는 다년생 농작물인 도라지, 더덕, 취나물, 참나물이 밭에 대부분을 차지하고 생활력 강한 갓농사에 재미가붙었다.    

주인 아저씨인 내가 씨를 뿌리면 어김없이 그자리에 싹이 나고 내가 어디로 옮기던 불평을 하지않는다.   그들은 사랑을 해주면 좋아라 하고 자라주어 보답을 한다.   절대 배신이라는 것이 없고 우리 사회에서 자주 보는 사기라는 것도 없고 아부도 없고 자기자랑도 없다.    하루 종일 밭일을 해도 어느 누구도 시비를 걸지 안고 잔소리도 없을뿐만아니라 말대꾸하는 법이없으니 조용해 깊이 사색할수있는 시간이 많아서 좋다.    

5월말쯤이 농작물들이 많이 자라 농장을 나가면 열병식을 받는 기분이든다.   만명이상에 군대를 거느리고 있는 환상에 빠져본다.   도라지 중대가 최우편, 더덕중대는 2진지에, 약쑥 포병대대는 언덕위에, 취나물은 별동부대진지에,  상추, 쑥갓 본부중대는 중앙에, 두릅 특수부대는 1 진지에, 참나물 대대는 최좌편에 배치를 하고 우뚜우뚝 뒷편에 서있는 과일나무들을 영관급 지휘관들이 도열하고 있는것으로 생각을 하면서 뒷짐을 지고 거만하게 사열을 한다.   하나 있다.   지휘관은 절대 생사권이 있어서 땅에서 뽑아버릴 수도 있고 좋은 자리로 또는 그늘 자리로 옮길 수도 있다.   잡초라는 적군을 섬멸하는 혁혁한 공을 세우는 날이면 베란다에 갖추어진 벤치에 앉자 전군을 독려하면서 맥주파티를 열수도 있다.

 농사가 생활 수단이 아니니 가뭄이 들어도 좋고 홍수가 나도 걱정이 없다.    늦게 서리가 내려도 좋고 안내려도 걱정이 없다.     이정도라면 농부는 천하대본이라고 큰소리를 치면서 파트타임 농사꾼이 되어 행복을 누릴만도 하지않는가?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난세는 영웅을 부른다 성성모 2019.01.29 29
공지 70에 부르는 노래 성성모 2019.01.25 39
공지 완전한 기쁨 성성모 2019.01.25 32
» 꽁트 성성모 2017.02.18 35
7 외상없는 인생열차 Jenny 2019.11.07 23
6 100 년의 아픔 성성모 2019.01.29 25
5 운명인가 숙명인가 아니면 섭리인가? Jenny 2018.05.29 34
4 어떻게 죽을것인가? 성성모 2018.05.20 22
3 삼일절에 혼 성성모 2017.03.04 40
2 현대 삼몽사 성성모 2017.03.04 28
1 꽁트 [2] 성성모 2017.02.18 44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