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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형준
- 제주대학교 원예학, 교육학 전공
- 1993년 도일
- 일본 치바대학 원예학부 대학원 연구생 수료
- 2006년 도미
- 다수의 한식세계화에 대해서 컬럼
- 현 레스토랑 컨설팅 업무
- 현 야생화 꽃 시인

시와 시평 "칸나를 위한 변명"

배형준2022.01.26 00:55조회 수 61댓글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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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나를 위한 변명



                                                                석촌 李寧熙




붉은 칸나가 정절을 지키려고

호신용 은장도를 품고  있는 정오

 

여름 무더위도 

몸이 오싹한 파르르 떨고 있다

산화제단(散花祭壇아래 

염탐 하던 바람의 시퍼런 칼춤에 

선혈이 낭자하다 


붉은 것이  붉은 유혹이 온통

미치게 는구나 






칸나를 위한 변명이라니요. 칸나를 위한 찬가를 이렇게 소름 돋게 그려놓으면 오뉴월에 서리가 내립니다.

5년 전, 15시간 장거리 여행을 가기 위해 차량점검을 맡기고 기다리며 우연히 비치된 모일간지신문에 실린 "칸나를 위한 변명" 시를 읽고 감전된 이후로 족저근막염이 찾아와 아직도 걸음이 불편합니다.

옛날 옛적에 굳은 절개와 정절을 지키기 위해 은장도(긴 타원형 잎}를 품고 다녔다지요. 그러나 요즈음 백주대로에 잘못 보이면 불법무기소유로 오인 받아 경찰서로 갈지 모르니 조심하세요.

눈 뜨고 코 베이는 혼란한 시대에 아무리 흔들림 없이 살려고 해도 세상의 사기 바람(잎을 흔드는 바람)에 꼼짝없이 당해 피눈물 흘리며 사는 일도 다반사 입니다. 그렇지만 저 위대한 자연의 붉은 유혹(붉은 꽃)과 서슬 시퍼런 칼춤(바람에 흔들리는 잎)에 산화재단(떨어진 목숨이 아니라 꽃잎)이 되어 미친다 해도 행복하렵니다.

시인은 칸나의 형태를 직접적으로 표현하지 않았지만 칸나의 특징을 독특한 비유로 승화시키며 사물을 통한 정서를 

형상화 하여 구체적으로 가시화 시켰다. 아무나 할 수 없는 가히 시선의 경지에 다다른 듯 합니다.  


                                                                                                           야생화 시인 배형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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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 시평, 서시 / 시 나석중, 시평 최한나 풍접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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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0
  • 처음엔 칸나의 뜻이 뭔지 몰라 붉은 유혹과 어떻게 연결되는지 어리둥절 했읍니다

    불현듯 그 진홍색 붉은꽃이 생각나더군요.

    붉게 타오른 정열의 태양아래 오싹하게 파르르 떠는 몸, 대조의 극치입니다.

    그래도 의외로 존경과 행복한 종말을 상징한다니 다행입니다

  • 강창오님께
    배형준글쓴이
    2022.1.26 14:02 댓글추천 0비추천 0

    시인이 도인의 경지에서 풀어낸 절창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파르르 떠는 칼춤에 전율이 느껴집니다.

    감사합니다. ^*^ 

  • 야생화 시인 배형준 님의 시평(해설) 덕분에 

    축약, 상징으로 쓴 제 시에 독자들의 이해의 폭을 넓혀 주셔서 

    매우 감사합니다

    제 창작 글방에  선생님의 시평을 옮겨놓겠습니다

    양해바랍니다

  • 석촌님께
    배형준글쓴이
    2022.1.26 14:06 댓글추천 0비추천 0

    절창에 사족을 늘어놓지 않았나 모르겠습니다.

    변변찮은 감상글이 선생님 방을 어지럽히지나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 배형준님께


    별말씀을요 

    졸작에 과분하게도 해박하고 명쾌한 시평에

    시가 살아 난 것 같아요 


    앞으로 종종 시평 기대됩니다

    감사합니다

  • 석촌님께

    브라질 탱고에 물결치듯 흐늘거리는 긴 다리 .칸나는 뇌살적 요염으로 붉은 유혹이 본업인줄 알았어요

    은장도 품고사는 정절의 여인이라. 귀띰해주신 석촌님께 심심한 사의를 전합니다

    실없이 다가 갔다가는 죽을수도 있잖아요."솔이 솔이 하니 무슨 솔로만 알았던가

    기암절벽 위에 낙낙장송 내 기로다 길아래 초동의 접낫이야 걸어 무섬하리오"

    작자미상의 조선조 어느 기생의 시조 한수로 석촌님의 글뜻을 이해하려 합니다 .고맙습니다



  • 오늘은 복터진 날이네요  저한테.

    한분의 시를 감상할수있었고, 또 다른 한분의 시평을 함께 들을수있는 더블 어드벤티지를 얻었으니.

    형준님이 아니었으면 "칸나의 변명 " 모르고 지나칠뻔 했어요

    섬뜩하게 다가오는 핏빛의 화려함에 놀라 형준샘의 족저근막염까지 일으키게 하신 석촌님, 책임감을 

    느끼셔야 할듯아네요.

    두분 감사합니다!

  • 이난순님께
    배형준글쓴이
    2022.1.26 14:24 댓글추천 0비추천 0

    족저근막염... 과장된 비약임을 자수합니다. ㅎ

    저희 애문 글방에서 이영희 선생님의 "칸나를 위한 변명"이 

    하루 사이에 300를 더한 6159의 조회수를 보이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

  • 언젠가 배선생님으로 인해 읽었던 시가

    우리 애문의 석촌 선생님이셨군요.

    아 그 분이 이 분이셨군요......

    선정적일 수도 있지만 품위 있는 글 잘 읽었습니다.

    배 선생님 이제 감전을 풀고 족저근막염에서 해방되세요.


  • 강화식님께
    배형준글쓴이
    2022.1.26 14:34 댓글추천 0비추천 0

    그렇습니다. 카톡방에 올렸었지요.

    코로나 때문에 비지니스가 어려워 한동안 문학회 글방 출입을 못했습니다.

    최근에 들어와 석촌 선생님의 글방에서 도인 선생님들의 문답을 들여다 보았습니다.


    설마 그 전율로 그랬겠습니까? 

    오래 서서 일을 한 직업병이라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저도 빨리 해방이 되고 싶으나 최소한 일 년 이상은 간다고 합니다.

    염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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