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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

김수린2022.12.23 12:19조회 수 76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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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별  / 김 수린 
 
  '이별' 이라는 단어를 떠올리는 것 만으로도 
스산한 바람이 마음을 휘돌아 갑니다.
일생을 살아가며 우리는 수 많은 만남괴 헤어짐을 경험합니다.
나이가 들어가며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는 옛말의 의미가 더 크게 느껴지며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나 인연이 더 소중하고 귀하게 여겨집니다.
문학회를 통해서 저는 다른 단체나 모임에서는 만날 수 없는 
다양하고 소중한 분들을 만났습니다.
글쓰기를 한다는 하나의 공감대가 형성되어 세대나 성별을 초월하는
즐겁고 유익한 모임이었습니다. 우리의 유일한 관심사는 문학이고
그래서 함께 성장하고 함께 미래를 꿈꿀 수 있는 단체라 생각했었습니다.
 
  그런데 이번 회장선거에서 문학회의 순수함이나 당위성은 사라지고  
강압과 부조리로 회장 선출이 진행되었다는 부담감을 떨쳐버릴 수가 없습니다.
이런 불편한 마음으로 문학회에 계속 남아있는 것은 제 개인으로나
문학회 단체에도 덕이되지 않는 일이기에 저는 이제 문학회를 떠나려 합니다.
 
  지난 4 년 동안 수고하신 조동안 회장님과 임원진들,
문학회 신인상을 제정하고 제 작품을 뽑아 주신 안신영 전회장님과 임원진들,
그리고 그동안 함께 문학회 활동을 하며 우정과 교제를 나누었던 모든
회원분께 감사 인사를 드립니다.
문학회는 이제 아름다운 추억의 한 페이지로
제 기억에 남아 있을 것입니다.
떠나는 아쉬운 마음과 미련을 한용운 시인의 글로 대신해봅니다.
 
님의 침묵
한용운
 
 
님은 갔습니다아아사랑하는 나의 님은 갔습니다.
푸른 산빛을 깨치고 단풍나무 숲을 향하여  작은 길을 걸어서차마 떨치고 갔습니다.
황금의 꽃같이 굳고 빛나던  맹세는 차디찬 티끌이 되어서 한숨의 미풍에 날아갔습니다.
날카로운  키스의 추억은 나의 운명의 지침을 돌려놓고뒷걸음쳐서 사라졌습니다.
나는 향기로운 님의 말소리에 귀먹고꽃다운 님의 얼굴에 눈멀었습니다.
사랑도 사람의 일이라만날 때에 미리 떠날 것을 염려하고 경계하지 아니한 것은 아니지만,
이별은 뜻밖의 일이 되고놀란 가슴은 새로운 슬픔에 터집니다.
그러나 이별을 쓸데없는 눈물의 원천을 만들고 마는 것은 스스로 사랑을 깨치는 것인  아는 까닭에,
걷잡을  없는 슬픔의 힘을 옮겨서  희망의 정수박이에 들어부었습니다.
우리는 만날 때에 떠날 것을 염려하는 것과 같이 떠날 때에 다시 만날 것을 믿습니다.
아아님은 갔지마는 나는 님을 보내지 아니하였습니다.
 곡조를  이기는 사랑의 노래는 님의 침묵을 휩싸고 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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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달기

댓글 1
  • 불편하게 했다면 죄송합니다

    떠나시겠다는 분들 보고 있자니 저도 가슴 한쪽이 횡합니다

    어디를 가시더라도 행운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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