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나무
다들 털가리를 하고
새 둥지를 찾는데
이 겨울
너는 죄다 벗어던지고
오히려 벌거숭이로 선다
실오라기 하나 없는 벌거숭이라서
몸통의 깊은 상처가 다 드러나고
부러져 아물은 사지가
바람에 흔들린다
벌거숭이라 투명한 것이냐
하늘로 뻗은 가지들
실핏줄도 선명하다
그런 몸으로 어찌 한 겨울을 나려하는가
내 마음도 벌거숭이가 되었다
내 몸의 온기로
너를 안을 수 있다면
새 봄이 올 때까지
그렇게 너와 함께 할 수 있다면
겨울 내내
나는 너를 겪는다
2025. 2.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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