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동초 꽃 향기
5월이 왔어요.
가벼운 노랑과 환한 흰색으로 피었어요
엄마 등에서 맡았던 엄마의 체취가 나요
굽게 빗은 할머니 머리의 동백기름 냄새
고모가 손등에 바르던 분꽃 열매 냄새도 나요
아, 우리 아가의 젖냄새도 잊혀지지 않아요
인동초 꽃을 만나거든 향기를 세번 깊이 들이키세요
한번은 불안으로 콩당거리는 그대의 심장을 위해
다음 한번은 버거움에 헐떡거리는 그대의 허파를 위해
마지막엔 온갖 바램으로 고픈 그대의 위와 장을 위해
인동초 꽃 향기가 그대의 배꼽 아래까지 단단히 채워지도록
인동초 꽃 향기를 한껏 들이키지 않는다면
곧 다가올
한 여름의 열기와
머지 않아 닥칠
긴 겨울의 한기를 버티어 낼 수 없을 거예요
오죽하면 이름이 인동초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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