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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동안
- 애틀랜타 문학회 회장

이민의 삶 조각

2020.02.09 02:18

아이얼굴 조회 수:43

029 이민의 삶 조각.jpg





이민의  삶 조각

 

                                     조동안

 

앞이 캄캄했다

반 백 년 살던 곳 떠나

낯 선 곳에 적응하려

부단히도 노력하며

하루살이 처럼 살다

갑자기 닥친 해고통지

살아야 할 날의 걱정과

지켜야 할 가족의 염려

살아 온 날들의 자존심이

모두 무너지는 순간이었다.

단물 빠진 검딱지처럼

버려진 초라한 모습

숨기지 못하고

애꿎게 가족만

아프게 했던

캄캄했던 때도

애틀랜타에 흔치 않은

많은 눈이 내렸다.

 

이런 눈이라도

겨울이 오면

한번은 보고 싶은 건

고향이 보이고

추억이 보이기 때문이겠지

 

 

다시 앞이 캄캄했다

어렵게 구한 직장

만지지도 않던

공구 메고

사다리 들고

서투른대로

설치기사 되어

찾았던 방문지에서

갑작스런 사고에

한쪽 발꿈치가 부숴져도

911보다

빨리 찾아 온

아직 미결인

이민자의 두려움

급히 피해 도망하던

다시 캄캄했던 그 때도

애틀랜타에 흔치 않은

많은 눈이 내렸다.

 

이런 눈이라도

겨울이 오면

한번은 보고 싶은 건

고향이 보이고

추억이 보이기 때문이겠지

 

 

 

 

*오늘 오랜만에 눈이 내렸다.

갑자기 내린 눈으로 세상은 떠들석하다

그 안에 나도 있다.

돌이켜 보면 그 때는 참 많이 아파했는데,

이제 잠깐 지난 추억으로

삶의 작은 조각 하나로 남아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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