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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동안
- 애틀랜타 문학회 회장

돈벼락

아이얼굴2015.08.05 22:27조회 수 159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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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마다 출근할 때면 도로의 가장자리에 눈에 뜨이는 2개의 간판이 있었다. 

하나는 두마리의 젖소가 우스꽝스런 모습과 특이한 문구로 홍보하는 패스트푸드 간판과 다른 하나는 매일 매일 숫자가 바뀌는 로또 간판이다. 

특히, 로또 간판의 숫자가 큰 숫자로 되어 있을때는 유독 그 숫자에 더 관심을 갔게되고 더러는 복권을 사고 싶은 충동도 생겼다.

생활이 어려워 삶이 힘들 때는 어디서 돈벼락 한번 맞고 싶은 생각은 누구나 한 두번씩은 했을 것이다.   이민 생활을 하면서 금전적 어려움으로 힘들었을 때 지갑 속에 깊숙히 숨겨 두었던 비상금으로 복권을 구입했던 적이 있었다.

발표하기 전까지 1등이 될 것 같은 생각에 돈 사용 계획을 미리 짜 놓으며 꿈에 부풀어 지냈지만, 결국은 그 복권은 휴지통에 버리고 말았다.

어렸을 때 하늘에서 돈이 떨어져 그것을 정신없이 주워 주머니 마다 가득 채우다가 순간 꿈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면서 꿈에서 깨고 그 순간 커다랗게 다가 오던 허탈감을 느꼈던 적도 있었다.

하늘에서 돈벼락을 맞는다는 것과 마찬가지로 로또 당첨이란 것이0 확률로 따져도 거의 0에 가까운 수치라 일반적으로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 오히려 타당할 것이다.

그런데, 내게도 돈벼락 정도는 아니더라도 갑자기 길에서 돈을 주었던 횡재가 있었던 적이 있었다.

한국에서 직장 생활을 하면서 서울에서 부산으로 자주 출장을 다녔었다. 

의류 섬유관련 업종에 일을 하고 있었으며, 부산BEXCO에서 1년에 2~3번 정도는 섬유 관련 전시회가 열렸으며, 우리 회사도 그 때마다 참가하고 있었다.

그 날도 나는 전시회 준비를 위해서 직원과 함께 부산으로 출장을 갔었다.

해운데 근처의 숙소를 정하고난 후 서울에서 가져 온 샘플들을 전시장에 내려 놓고 정리하면서 다음날 있을 모든 전시 준비를 마쳤다.   서울에서부터 승용차로 5시간 이상을 운전하고 늦도록 준비하다 보니 많이 지치게 되어 그 날은 바로 숙소로 돌아가 쉬기로 했다.

아침이 되어 전시장으로 가기 위해 직원과 함께 호텔 주차장으로 갔다.  몇몇 샘플과 다이어리를 자동차 뒷트렁크에 넣으려 하는데, 차의 밑에 10,000원짜리 지폐가 눈에 띄었다.

갑자기 눈이 커지면서 그 돈을 집으려는 순간 그 옆에도 또 10,000원짜리 지폐가 있었고 차 주변의 여기 저기에 지폐가 떨어져 있어서 누가 볼까 정신 없이 줍고 있있다.

이를 본 직원이 주차장 주변을 돌아 다니며 혹시 떨어진 10,000원짜리가 없나 찾다가 직원도 3장을 주워 가지고 오는 것이다.

내가 주운 것이 7장으로 70,000원에 직원이 주은 돈이 30,000원 갑자기 100,000원이라는 공돈이 생겼다.

하루의 시작이 환상적이라 그 날은 종일 기분도 좋았고, 금상첨화로 영업 상담도 상당히 좋은 실적을 올리게 되었다.

그 날 저녁 우리는 자축하는 의미로 아침에 줏은 공돈 100,000원으로 광한리에 있는 횟집에서 활어회 한상 차려 놓고 기분 좋은 저녁에 소주 한잔 마시며 하루의 피로를 풀었다.

 34일간의 일정을 마치면서 몸은 피곤했지만 생각보다 좋은 실적도 올리고 흐믓한 마음으로

서울로 올라갈 채비를 하는데 갑자기 직원이 나를 찾아 왔다.

얼굴이 하얗게 뜬 모습을 한 직원은 내 눈치를 보면서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말했다.

~, 부장님. 제가 돈을 잃어버린 것 같습니다.”

직원의 소리에 문뜩 돈 주인이 이 친구이구나 하는 느낌이 들었지만 혹시나 하는 맘으로 직원에게 물었다.

뭐라고, 그게 무슨 소리야?”

, 제가 서울에서 올 때 출장비를 받아서 제 다이어리 속에 끼워 두었는데, 그 돈이 모두 없어졌습니다.”

얼마인데, 100,000? ”

, 100,000원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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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만세? 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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