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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동안
- 애틀랜타 문학회 회장

장수만세?

아이얼굴2015.08.06 23:52조회 수 66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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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전 신문에서 103세의 할아버지가 월마트에서 지금도 일을 하고 있다는 기사를 읽었다. 

사람이 103세까지 살 수 있다는 것도 충분히 놀랄 일인데, 일까지 하고 있다는 말이 도저히 믿기지 않았다. 

도대체 사람은 얼마나 오래 살수 있을까? 

옛부터 많은 사람들이 장수를 복으로 생각하고 100세의 꿈을 키워 왔었고, 신문 기사와 같이 103세의 노인이 그 노익장을 과시하는 뉴스를 보고 있다는 것은 확실히 우리가 지금은 100세 이상을 살수 있는 시대에 있는 것 같다.

우리 주변에도 이미 100세 가까이 살고 계시면서도 건강하게 운동도 하시고 활동도 하시는 분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지난달에는 한국의 여동생의 시아버지께서 돌아 가셨다는 부고를 받았었는데, 그 분도 100세의 장수를 누리시고 돌아가셨다.

여기 아틀란타에도 몇군데의 한인 노인 아파트가 있다. 그 곳에서도 100세를 바라보는 어르신들이 몇 분 계신 것으로 알고 있다.   90세가 넘으신 분으로 기억되는 어느 노인은 본인이 직접 콩을 갈아 두부도 직접 만들어 드신다고 한다. 

그리고, 노인 아파트에서는 70대는 나이를 내세울 수가 없다고 한다. 거의 막내 취급을 받고, 80중반 정도나 되야 고개를 들고 다닐 수가 있으며, 노인들이 함께 모일때면 허드렛일은 이 분들이 한다고 한다.

몇년전, 병원에서 일을 할 때 만났던 할아버지가 있었다.

얼굴에 근심을 가득 안고 계속 담배를 피우면서 기침을 하는 모습이 매우 안스러워 담배를 그만 피실 것을 권유했지만, 아랑곳하시지 않고 줄담배를 피셨다.

도대체 무슨 고민을 하고 계신지 기침을 하면서도 담배를 피며 한숨 짓는 할아버지께 슬쩍 물어 보았다.

할아버지, 무슨 고민이 있으세요?”

, 그 놈에 돈때문이지 뭐.”

왜요, 집세가 올랐어요?”

아냐내가 살아 가는데는 문제 없어. 살만 해.”

그런데, 왜요. 무슨 급한 돈이 필요하신 건가요.”

자식놈때문에

나는 노인 아파트에 혼자 사시는 분으로, 자녀들이 있었다는 생각은 하지 못했었다.

그래서, 할아버지가 자식이 있다는 말에 약간은 당황하면서 다시 물어 보았다 

자식이요? 할아버지께서 자식이 있으셨어요?”

그럼.. 있지그 놈때문에 속이 상해서 그래. 자식이 왠수야. 차라리 없는게 나아.”

할아버지의 체념 섞인 말투로 혼자 구시렁거리는 모습이 내내 안스러웠다.

아들이 무슨 일을 저질렀는지 궁금해서 할아버지께 계속 질문을 했다.

자식놈이 속을 썩이는가봐요?

자식이 아니라 왠수라니까생각만 해도 화가 나…”

도대체 어떤 아들인지 몰라도 괘씸하다는 생각을 하면서 할아버지가 하시는 말을 계속 들었다.

이 놈이 3개월 전에 한국에서 못 살겠다고 미국에 들어 왔는데, 어디를 갔는지 내내 연락이 없다가 어제 집으로 연락이 왔어.”

주머니에서 다시 담배를 꺼내서 입에 물고는 라이타로 불을 붙혀 한모금 깊게 빨아 내쉬고는 계속 하소연을 하셨다.

그리곤 뜬금없이 돈이 필요하니까 돈 좀 보내 달라는 게야.”

돈을 보내 달래요?”

, 이제 미국에서 살아야겠는데, 차가 없어서 중고차라도 한대 사야 하는데, $2,000정도가 있어야 한다고 나한테 보내 달라는게야.”

듣고 있던 나도 할아버지의 이말에 어이가 없었지만 아들이 이라는 사람, 참 철이 없어도 너무 없는 사람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할아버지의 말을 계속 들었다.

근데, 내가 무슨 돈이 있어정부에서 나오는 돈으로 아파트비 내고 근근히 죽지 못해 살고 있는데, 어디서 2000불을 만들어어휴~ 내 팔자야.”

할아버지는 담배 끝에 가까스로 달린 긴 재를 톡 털어내고 다시 한 모금 길게 빨고는 큰 숨을 내쉬었다.

철없는 자식때문에 한숨 쉬며 고민하고 계시는 할아버지를 보면서 그 자식이 옆에 있으면 크게 혼내주고 싶은 생각으로 할아버지께 물어 보았다.

아들이 지금 어디 있어요?”

뉴저지에 있다고 하네.”

미국에 온지 3개월이나 됬는데 왜 연락도 안했데요?

지도 살기 바빴겠지…”

그럼 끝까지 버텨서 자기가 해결하지 나이가 몇인데 아직도 부모한테 손을 벌리는겁니까?

할아버지의 연세가 내 생각에는 70대 중반 정도로 그 분 아들이 어림잡아 나랑 비슷한 정도는 아닐까하는 생각으로 잠시 할아버지의 나이를 물어 보았다.

저기, 할아버지, 지금 연세가 몇이세요?

?    내가 94세야.”

, 뭐라구요?” 내가 잘 못들은것 같아 다시 한번 물어 보았더니

내가 94세라니까..”

할아버지가 94세라구요? 정말이세요?

도저히 믿기지 않을 만큼 정정하고 건강해 보여 70대 중반으로 생각했었는데, 94세라고 하시는 말에 그저 놀랄수 밖에 없었다.

그래, 내가 정말로 94세라니까.”

- 그럼, 아드님은요?

그 놈? 그 놈이 70이지 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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