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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홍자
- 시인
- 원주여자고등학교 졸업, 중앙대학교 법학과 졸업
- 2000년 도미, 해외문학 신인상 수상
- 시집 〈거기 그렇게〉〈손끝에 닿을 그리움 그 하나로〉출간
- 서간집 <시간의 태엽> 출간
- 미주한인재단 애틀랜타 지회장, 윤동주문학사상 선양회 애틀랜타 회장 역임
- 애틀랜타 문학회 전 회장, 재미시인협회 회원

동생 내외의 방문

Jackie2016.09.16 14:53조회 수 52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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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생 내외의 `방문

 

/유당

 

여명의 시간이 오는 순간 벅찬 마중을 위해 머리 감고 예쁜 화장으로

마지막 거울을 보고 황급히 일층으로 단숨에 네려온다

네려 와 있어야 할 아들이 기척 없이 조용하다 분명 430분에 깨웠는데

늘 준비 시간이 한 시간여 걸리는 아들이라 깨워 놓고 내 준비를 마쳤는데

아직도 침대에서 그대로 인거다.

 

196147일부터 시작된 동생과의 자취생활이자 부모형제 고향을 처음

떠나 타향살이를 함께 하던 바로 밑에 그 동생과 이곳 미국에 와서 첫방문이

48년만에 이루어 진 것이기에 나는 너무 좋다 못해 밤잠을 며칠 설쳤다

그래서 우리 집 52남 중 가장 마음이 가고 늘 정이 더 가는 동생이다

키가 나보다 더 컸기 때문에 대학 동창들이 날보고 놀려 대면서 오빠냐고?

 

하루는 대학동창 몇 명과 내동생 그렇게 극장 구경을 갔는데 그시절은 모조건

국민 학생은 극장금지를 하던 때라 내동생도 들여 보내고 나만 못들어 가게 막는게

아닌가 난 일단 창피하고 자존심도 상하고 해서 꽁무니가 빠저라 도망을 쳐

자취방으로 돌아와 버렸다 그런 일이 있었어도 내 동생은 질서를 아는

 예의 바른 동생이었다.

 

봄 날이라 했볓이 자취방 쪽 마루턱을 비춰서 참 따듯한 단칸방 앞의 내가 태양을

쏘며 제일 좋아 하던 곳. 그곳에서 하루는 마주 바라보던 화장실 창문에서 솔솔 담배

연기가 나오는게 아닌가? 그집은 호랑이 주인 할머니가 십대의 식모와 내동생

, 남자라곤 내동생 뿐인데 난 정말 청천벽력일 수밖에 순간 내 가슴이 뛰었다

동생이 나올게 뻔한데도 어떤 아저씨가 주인집에 놀러 왔나 하고 그런 엉뚱한 생각을

하며 기다리는데 아니나 다를 까?

 

동생이 내가 지켜보고 있는 줄은 꿈에도 모르고 천연 스럽게 마당을 가로 지른다

너 방으로 들어와 방으로 들어온 동생 보고 무릎꾸러 하고는 30센치 대자로 마구

 때렸다. 나는 엉엉 울면서 내가 서울 까지 와서 왜 이고생을 하느냐? 고향대학에

들어가 부모 밑에서  수월 하게 공부를 할 수 있는데 12년 만에 딸 넷을 낳고 아들이

태어 났으니 아들을 방바닥에도 누워 있을 시간도 없이 행랑 할머니, 집에 밥하는

아줌마 등등 얼마나 애지중지 키워 왔겠나 이아들 아버지는 초등학교 3학년때 서울 제일

큰언니 집으로 유학을 보낸거다

 

그때 내동생이 8살 얼마나 힘들고 외로 웠겠나? 자식을 낳아 서울로 보낸 아버지가 참

야속 하다는 생각 조차도 할 수 없는 세 살 위의 누나인 난데.

 

그렇게 성인이 되어 197631살 나이에 도미를 하게된 동생은 시애틀 워싱턴 주의

훼드럴웨이 시에 시의원, 부시장 직선제 시장으로 재선 시장을 역임한 한국인 최초로

자랑스런 동생이다.

 

집에서 돈이 부쳐 오면 쌀 3말 연탄 100장 전차표 한달치 그렇게 단도리를 해놓고

중국집으로 가서 짜장면과 야끼만두 한접시를 시켜서 맛있게 먹는다.

하루는 만두 두 개를 동생 앞에 더 먹으라고 주면 배불러서 못먹는다고 누나 먹으라고

그렇게 서로 밀며 양보 하던 그때가 그리워 진다

 

내가 72세 내동생 69세 참으로 언제 이렇게 나이가 먹었나 싶고 그때의 생생한 추억을

되새기며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군도 영화구경도 레이크 레니어 뱃놀이도 하고 눈깜작

시간이 흘러 갔다 공항 배웅을 하고 돌아 서는 순간 눈물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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