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말희 - 충남 아산 출생 - 1986년 도미 - 제3회 애틀랜타문학상 대상 수상 |
새벽
2019.02.08 20:56
새벽
태초에 강렬한 빛이 생성되어
어둠끼리의 투쟁이 끝이 났고
긴 암흑을 가른 칼날 같은 여명으로
시퍼런 만물의 정기가 눈을 떴다
반짝임은 캄캄함이 깊을 수록 현란하고
이글거리는 태양과 차디찬 달빛을 품은
지고에 바람은 절대자의섭리로
우주에 완벽한 조화속을 회오리 친다
한 생명이 어미에 탯줄에서 떨어져 나온 순간
또 다른 새벽은 이미 와서
유일한 존재에 시작을 알린다
빛의 진원인 하늘이 하루로 여닫혀
태어나고 사라지는 한계에 순응하고
행과 불행 인연과 악연사이에 고리를 끊어
시지포스에 절망을 굴리는 듯한 일상에도
아침이면 환희로 쏟아질 햇살이 있음을 일깨운다
메마른 운명으로 신음하는 생의 목마름에
샘물처럼 솟는 맑은 기를 쏟아 붓고
시한부 인생이 육체적 욕망에 비틀거릴 때
첫날에 선구자 되어 희망을 재촉하며
해를 더 할 때마다 참된 자아를 지향하여
삶은 살아내는 거라고 다독인다
깊은 어둠속에 먼동은 잉태되고
내일은 늘 밝은 새벽을 낳는다
(고국에 명절인 구정을 지내며)
댓글 4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공지 | 삶에 이별을 걸어두고 [2] | 강이슬 | 2019.01.18 | 79 |
27 | 실낙원과 부활 [3] | 강이슬 | 2020.04.24 | 70 |
26 | 유월의 시 [4] | 강이슬 | 2019.06.02 | 58 |
25 | 빈 계절을 지나며 [3] | 강이슬 | 2020.01.26 | 56 |
24 | 칠월이 띄우는 푸른엽서 [6] | 강이슬 | 2019.07.02 | 54 |
23 | 봄맞이 [4] | 강이슬 | 2020.03.04 | 53 |
22 | 비처럼 내린다 [4] | 강이슬 | 2019.02.23 | 53 |
21 | 고요속을 지나는 삶 [4] | 강이슬 | 2020.02.10 | 49 |
20 | 그 바다로 가자 [6] | 강이슬 | 2019.07.18 | 49 |
19 | 초여름 단상 [1] | 강이슬 | 2019.06.22 | 47 |
18 | 오월 숲의 아침 [4] | 강이슬 | 2019.05.11 | 45 |
17 | 가을이여 어서 오라 ! [4] | 강이슬 | 2019.10.03 | 44 |
16 | 가을, 그 의미와 사유 | 강이슬 | 2019.11.05 | 41 |
15 | 팔월이 오는 소리 [4] | 강이슬 | 2019.08.01 | 41 |
» | 새벽 [4] | 강이슬 | 2019.02.08 | 41 |
13 | 왜 산에 오르는가 | 강이슬 | 2020.06.18 | 40 |
12 | 가을을 탄다 [4] | 강이슬 | 2019.09.20 | 40 |
11 | 9월의 기도 [2] | 강이슬 | 2019.09.07 | 40 |
10 | 사월과 오월 [2] | 강이슬 | 2019.05.04 | 40 |
9 | 가을 사랑 [2] | 강이슬 | 2019.11.21 | 37 |
살아 있는 동안은 매일 찾아 오는 새벽이지만, 새벽을 맞이하는 개개인은 모두 다르겠죠. 모두가 희망적인 신 새벽을 맞이하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