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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나기 - 도 종환-

관리자2024.12.15 23:49조회 수 310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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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겨 울  나 기  

             도 종 환

아침에 내린 비가
이파리 위에서 
신음소리를 내며
어는 저녁에도
푸른 빛을 잃지 않고
겨울을 나는 나무들이 있다

하늘과 땅에서 
얻은 것들 다 되돌려주고 
고갯마루에서 건넛산을 
바라보는 스님의 뒷모습처럼 

서서 빈가지로 겨울을 
나는 나무들이 있다

이제는 
꽃 한 송이 남지 않고
수레바퀴 지나간 자국 아래
부스러진 잎사귀와 끌려간 
줄기의 흔적만 희미한데
그래도 뿌리 하나로
겨울을 나는 꽃들이 있다

비바람 뿌리고 
눈서리 너무 길어 
떨어진 잎 이 세상 거리에 
황망히 흩어진 뒤 
뿌리까지 얼고 만 밤 
씨앗 하나 살아서
겨울을 나는 것들도 있다

이 겨울 우리 몇몇만 
언 손을 마주 잡고 
떨고 있는 듯해도 
모두들 어떻게든 
살아 견디고 있다
모두들 어떻게든 
살아 이기고 있다

 

 

2024년 12월 15일 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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