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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정희
- 비올라 연주자
- 애틀랜타 문학회 회원

비가 그치고

송정희2017.04.03 16:37조회 수 163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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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그치고

 

다 저녁에 비가 그치고

빗방울은 더이상 동그라미를 만들지 않네요

빗줄기사이로 날던 새들도

어느 나무숲에선가 고단한 날개를 쉬고있는지

보이지 않구요

 

빗물받이 통에 고인 빗물을

큰통으로 옮겨 담으며

농부가 알곡을 가리듯 내 화초들에게 줄

양식을 모읍니다

이렇게 비온 뒤 내 할일이 많네요

 

엊그제 심은 오이모종은

땅에 뿌리를 잘 내렸는지 진녹색이 되었고

날 보더니 잎들을 흔들어 보입니다

장미송이들이 더 굵어지고

내일이면 꽃이 피겠네요

 

세상이 요란하게 시끄러워도

제 할일을 해내는 꽃과 나무와 채소들

그들에게는 왜 아픔이 없겠습니까

참아내고 이겨내고 그러겠죠

토네이도가 지나갔다는 다른 주에

심심한 위로를 보내는 저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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