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이 방은 한국일보 [내마음의 시] 에 실린 회원님들의 시를 모아놓은 곳입니다

[내 마음의 시] 그의 눈 가장자리에 머물렀던 가을 햇볕

관리자2024.12.22 10:26조회 수 57댓글 0

    • 글자 크기

 

 

 

 

 

[내 마음의 시] 그의 눈 가장자리에 머물렀던 가을 햇볕

지역뉴스 | 생활·문화 | 2020-12-21 16:16:03

 

애틀랜타문학회 이설윤

 

담장에 가을이 쌓여가고 

아무렇지도 않게 비 그친 날

똑똑 노크하듯 잊고 있던 그 이름을 불러본다

 

 

어느 날 불쑥 솔향기로 다가와

막무가내로 내 영혼을 흔들어 놓았던 사람

무모하리만치 외골수였던 사랑과 철없는 열정은

아픈 쳥춘으로 끝났지만

나에겐 가장 순수하고 빛나는 시절이었다

 

 

쇼팬하우어의 인생론을 이야기하며

먼 하늘을 바라보던 그의 눈 가장자리에 머물렀던 가을 햇볕

한 잎 외로운 철학도를 통해 꿈을 꾸듯

문학의 세계를 동경하게 되었다

 

 

가을이 깊어 가고 서늘한 바람이 불어오면

뼈마다가 시린 나이듦에 주눅이 들지만

시간을 가두어 둔 세월 저 편엔 

아직도 녹슬지 않고 반짝이고 출렁이는 내가 서 있다

 

 

뒷뜰 나무들은 콘트라베이스의 낮은 음을 들으며

오랜 기다림을 시작 하는데

그의 눈 가장자리에 머물렀던 가을 햇볕은

잊고 있던 꿈의 조각들을 물고 온다

 

 

오늘 그는 어디에서

황혼의 가을을 물들이고 있는가

 

 

2020년 12월 21일 

 

 

 

 

 

    • 글자 크기
[내 마음의 시] 구속에서 벗어나 (by 관리자) [내 마음의 시] 김기덕을 위한 오마주 (by 관리자)

댓글 달기

이전 1 ...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5다음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