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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의 시] 보릿고개의 묵정밭(菑)

관리자2024.12.29 13:11조회 수 90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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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higoodday.com/opinion/985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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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의 시] 보릿고개의 묵정밭(菑)

지역뉴스 | 외부 칼럼 | 2023-03-08 10:18:53

 

 

 

宗愚 이한기 (국가유공자·미주한국문협 회원)

 

어릴적 해마다 오던 봄

혼자 오지 않고 

보릿고개를 데리고 왔다

 

허리띠 질끈 조여매고

그 고개 넘어가는데 석 달 

       

앞산 기슭 아지랑이 오르고

진달래 붉은 입술 열던 봄날

 

보릿고개의 비탈에서

묵정밭 일구는 부자(父子)

 

그을려 거무죽죽한 두 얼굴

갈라져 튼 거북 손등 네 개

묵정밭이 준 마음 아픈 선물

 

어느날, 천지가 개벽(開闢)

피안(彼岸)으로 건너간

유령(幽靈)의 보릿고개

 

보릿고개 힘겹게 넘던 아해

이제는 할애비가 되었다

 

내 고향의 묵정밭(菑)은

지금도 

우거지고 묵어 가겠지.

 

 

2023년 3월 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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