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면(冬眠)
기어이 서리가 내렸다
맨살을 이미 드러낸 잔디밭
시절을 착각한
이름 모를 새싹에
창백한 수의가 덮였다
사위가 곧 얼어붙을 것이다
이제
낮은 조종(弔鐘)과
음울한
조문(弔文)을 들으며
지난 계절 내내 마련해 둔
견고한
관에 몸을 뉘일 시간이다
언제 깨어날 것인지는
다시 깨어날 수 있을 것인지
기약은 없다
긴 마취에서 깨어나
수술실의 차가운 냉기를 다시 느끼듯
이른 봄의 목련꽃을
다시 볼 수 있다면
이를 부활이라 부를 수 있을까
영면(永眠)을 허락받지 못 한
형벌은 아닐까
여윈 어깨에 서리가 내렸다
2025. 1.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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