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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은 홀로 걷는 달 - 천 양희-

관리자2025.02.02 14:07조회 수 330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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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월은 홀로 걷는 달  

         천 양희


헤맨다고 다 
방황하는 것은 아니라 생각하며
미아리를 미아처럼 걸었다

기척도 없이 오는 눈발을
빛인듯 밟으며 소리 없이 걸었다

무엇에 대해 말하고 싶었으나
말할 수 없이 말없이 걸었다

길이 너무 미끄러워
그래도 낭떠러지는 아니야, 
중얼거리며 걸었다

열리면 닫기 어려운 것이
고생문苦生門이란 모르고 산 
어미같이 걸었다

사람이 괴로운 건 
관계 때문이란 말 생각나
지나가는 바람에도 
괴로워하며 걸었다

불가능한 것 기대한 게 
잘못이었나 후회하다 서쪽을 
오래 바라보며 걸었다

오늘 내 발자국은 마침내 
뒷사람의 길이 된다는 말 
곱씹으며 걸었다

나의 진짜 주소는
집이 아니라 길인가?

길에게 물으며 걸었다 

 

*출처 : 천양희 시집, 
『나는 가끔 우두커니가 된다』, 창비,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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