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자유 게시판에는 자유롭게 글을 올릴 수 있지만 다른 사람의 비방이나 험담은 자제 해주시기 바랍니다

캄캄한 불꽃의 집 -한강-

관리자2025.02.09 10:32조회 수 180댓글 0

    • 글자 크기

 

 

 

 

 

  캄캄한 불꽃의 집 

           한 강 


그날 우이동에는 진눈깨비가 내렸고 
영혼의 동지(同志)인 나의 육체는 
눈물 내릴 때마다 오한을 했다.

가거라 망설이느냐 
무엇을 꿈꾸며 서성이느냐 
꽃처럼 불 밝힌 이층집들, 
그 아래서 나는 고통을 배웠고 
아직 닿아보지 못한 기쁨의 나라로 
어리석게 손 내밀었다 

가거라 무엇을 꾸꾸느냐 
계속 걸어가거라 가등에 맺히는 
기억을 향해 나는 걸어갔다.
걸어가서 올려다보면 
가등갓 안쪽은 캄캄한 집이었다 

캄캄한 불빛의 집 하늘은 어두웠고 
그 어둠 속에서 텃새들은 
제 몸무게를 떨치며 날아올랐다 
저렇게 날기 위해 나는 
몇 번을 죽어야 할까 

누구도 손잡아줄 수는 없었다 
무슨 꿈이 곱더냐 
무슨 기억이 그리 찬란하더냐 

어머니 손끝 같은 진눈깨비여 

내 헝클어진 눈썹을 갈퀴질하며 
언 뺨 후려치며 그 자리 
도로 어루만지며 어서 가거라 


* 출처/ 한강 작가의 글
 "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문학과 지성)에서 

 

2025년 2월 8일 토요일

 

 

 

 

 

    • 글자 크기
먼길 - 목필균- (by 관리자) 동백에게 죄를 묻다 (by 관리자)

댓글 달기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878 한국인이 좋아하는 명시 100선 관리자 2025.02.13 161
877 한국인의 마음 에 새겨진 문장 (文章)! 관리자 2025.02.13 159
876 눈, 눈, 눈 관리자 2025.02.13 180
875 오늘은 음력 정월 대보름(1월 15일)입니다 관리자 2025.02.12 225
874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10개 나라 발표 관리자 2025.02.12 185
873 충청도는 어떻게 대한민국을 웃겼나 관리자 2025.02.11 201
872 겨울날의 희망 - 박 노해- 관리자 2025.02.10 186
871 阿Q의 시 읽기 〈36〉 에드거 앨런 포의 ‘애너벨 리’ 현명한 이들의 사랑보다 우리 사랑은 더 강했다2 관리자 2025.02.10 190
870 제 22회 전미주한인체육대회 안내 관리자 2025.02.10 188
869 향수 - 정지용- 관리자 2025.02.10 184
868 있어야 할 자리와 가치 관리자 2025.02.10 171
867 하얀 사랑편지 -오광수- 관리자 2025.02.10 211
866 이제 애틀랜타 코리아타운은 둘루스 관리자 2025.02.09 194
865 Happy Runners Marathon Club Meeting on 020925 관리자 2025.02.09 212
864 먼길 - 목필균- 관리자 2025.02.09 170
캄캄한 불꽃의 집 -한강- 관리자 2025.02.09 180
862 동백에게 죄를 묻다 관리자 2025.02.09 155
861 봄 - 김명한 - 관리자 2025.02.09 170
860 서정윤의 홀로서기 관리자 2025.02.09 180
859 “현대차가 ‘최고의 차’ 만들었다” 극찬… 애호가들도 반했다 관리자 2025.02.09 176
이전 1 ... 28 29 30 31 32 33 34 35 36 37... 76다음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