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
나뭇잎이 떨어지면
나의 시선 함께 떨어지고
가슴도
툭 하고
떨어진다
중력이다
땅덩어리가 돌고
달이 돌고 해가 돈다
내 마음도 돈다
다 중력 때문이다
은하수가 도는 것도
한가운데 거대한 블랙홀을 가졌기 때문이다
빛마저도 삼켜버리는
밀도의 힘
소리도 삼켜버리는
침묵의 힘
살아있는 것
살아 있는 것 같은 모든 것들은
한 가운데 각자의 중력을 품고 있다
우리 각자의 마음 깊은 곳에
침묵이 있다
말 없는 침묵
말 못할 침묵
침묵은 모든 것을 빨아들이고
또 다른 침묵을 먹고 자라지
나의 침묵은 언젠가 블랙홀을 삼키리라
우주를 삼키리라
오늘도 마음 속에 꾹 담아둔 말 한 마디
나뭇잎처럼 소리 없이 떨어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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