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이 진 자리에
이 영진
허공에
비가 지나가고 난 흔적
창밖을 가득 채웠던
벚꽃이 씻은 듯 사라졌다
꽃이 사라지면
혼란도 사라지는 것인지
목 위로 차올랐던 것들이
제자리로 내려앉았다
본래 제 자리란 것이 있기나 했던가
꽃이 지고 난 다음에야
확인되는 가슴 속의 자리 하나
꽃이 피어있던 봄
내내 그 자리에 시내버스들이
밀려들어 긴 정체를 만들고
나는 갑자기 가서
돌아오지 않는 것들이 부럽다
2025년 4월 12일 토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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