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나간 고양이
꿈을 꾸려면 잠부터 자야 했지
갓 태어난 고양이는 눈만 감아도 잠을 잘 수 있었지
따뜻한 집안은 게으름과 나른함에 빠진 고양이를 우아하게 지켜주었고
꿈은 환상과 호기심과 격려로 가득했다
엄마 젖을 떼고 집 밖을 나가
거리 거리가
생존 본능과 영역 다툼으로
가득 차 있음을 알게 되었을 때
너는 좀처럼 돌아오질 않았지
자초한 낙오를 겪으면서
산산이 흩어졌을 아득한 꿈들
잠도 쉽게
돌아오지 않았다
그래 그랬지
눈을 감지도
자지도 않으면서
반짝이는 맹수의 눈으로
야생을 갈망하는 너
긴 수염으로
앞날을 더듬는 너
바로 지금, 너 때문이지
넌 오늘도
소리 없는 발걸음으로
파편화된 조각 꿈을 낚아 채고
자부심 가득 찬 긴 꼬리를 흔들며
우아함을 잃지 않는구나
집이 지척임에도
집고양이가 길고양이가 되는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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