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저 쪽이 환하다
이 은심
꽃 피는 것과는 관계도 없는 일이
꽃 지는 것과는 관계도 없는 일이
두 마디째를 우는 새와도 관계없는 일이
내 사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수저통의 수저들이 죄다 등을 보이고
서먹하게 이파리들이 다 뒤집어져 있어도
산 채로 꺾이는 일만 없다면
나무 한 그루만큼만 꿋꿋하게 살자 했다
그대만 깊숙이 옮겨심고 들판처럼
멀리 나가자 했다
내 쪽을 헐어서
내일 모레 조금씩 아프면 그만이었다
문 밖에 세워두어도 슬픔의 주인은
변하지 않는 것
쓰라린 꽃에도 나비 날아드는 꿈이
내 사는 일의 치명적 낭비였다
2025년 4월 25일 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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