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기
아침에 작은 빗자루로 방을 씁니다
밤새 잠을 잤을 뿐인데
쓰레받이에 쌓인 먼지와 작은 티클들이 가득한 것은 왜일까요
큼지막한 대나무 빗자루로
마당과 집 앞을 쓸어 봅니다
밤새 바람이 불지도 않았는데
나뭇잎과 나무가지들이
떨어져 있습니다
담아서 버려야 할 것과 치워야 할 것
방과 마당과 길목을 쓸면
온 집안이 깨끗해집니다
덩달아 기분이 말끔해집니다
새벽에 깨어
어제 마치지 못 한 글을
다시 씁니다
아무도 시키지 않은 일
밤새 재워두었던
자음과 모음
단락과 문장들이
바닥에 널부러져 있습니다
고치고 다듬고
일부는 치워
버렸습니다
쓰고 지우고 쓰고 지우던
고무지우개 같던
글이 깔끔해집니다
영혼이 아침만치 환해집니다

댓글 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