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비
김 용택
비가 오네요
봄비지요
땅이 젖고
산이 젖고
나무들이 젖고
나는 그대에게 젖습니다
앞강에 물고기들 오르는 소리에
문득 새벽잠이 깨었습니다
2025년 5월 11일 주일
조팝나무꽃
홍해리
숱한 자식들
먹여 살리려 죽어라
일만 하다 가신
어머니,
다 큰 자식들
아직도 못 미더워
이밥 가득 광주리 이고
서 계신 밭머리,
산비둘기 먼 산에서 운다.
2025년 5월 11일
이처럼 되기까지
천 양희
복사꽃 지고 나면
천랑성별이 뜬다지요
아침 무지개는 서쪽에 뜨고
저녁 무지개는 동쪽에 뜬다지요
8초에 103음을 내면서 숲을
노래로 꽉 채우는 새가 있다지요
한 뿌리 여러 갈래인 나무에도
결이 있다지요
좋은 비는 때를 알고
내린다지요
누워 있던 땅이 지루함을 견디다 못해
벌떡 일어선 것이 가로수라지요
잘못 자란 생각 끝에
꽃이 핀다지요
그것이 시詩라지요
이 세상에 옛 애인은 없고
세상의 꽃은 모두 아슬아슬하다지요
달은 스스로 빛을 내지 않는다지요
사랑할 때 사랑하고
생각할 때 생각하라지요
가난에는 과거가 없고 간절함에는
놀라운 에너지가 있다지요
가까이 있는 모든 것은
점점 멀어진다지요
다음 어둠이 올 때까지
아직 시간은 있다지요
이처럼 되기까지
인생은 얼마나 수고로웠을까요
* 출처/ 저자 "천양희"시집
<새벽에 생각하다> 중에서
2025년 5월 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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