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송정희
- 비올라 연주자
- 애틀랜타 문학회 회원

오이꽃 4탄

송정희2017.06.09 07:12조회 수 493댓글 0

    • 글자 크기

오이꽃 4

 

어제 일하느라 하루종일 집을 비운 사이

오이들은 부지런히 꽃을 피우고

여분으로 세워둔 원통지지대로

넝쿨을 뻗어 옮겨 갔더군요

 

거짓말처럼 오이가 하루사이에 커지고

저 무게를 줄기는 어떻게 견딜까

그저 놀라운 아침입니다

사다리처럼 넝쿨을 위로 오르다

끝에 다다르면 누우며 옆의 지지대로 가죠

 

더 올라갈데가 없다고 절대 포기하지 않는 오이들

난 얼마나 많은일들에 쉽게 포기했던가요

오이넝쿨처럼 더듬이로 다른쪽을

더듬어 보기는 했었는지요

귀챦아서 싫어서 창피해서

그렇게 묻어둔 시도들은 얼마나 많았는지요

 

하루만에 나를 보는 오이꽃들은

다섯장 노란잎을 활짝 버려

세개의 수술과 암술을 내게 보입니다

벌과 나비 그리고 개미들

오늘도 또 그들과 사랑을 할테죠

 

나도 오늘 많은것들과 사랑을 해야겠습니다

이 아침의 바람과 여유를

연습실의 악보들

또 한낮의 건조한 더위를요

오이꽃들아 고맙다

    • 글자 크기
달님 데뷔

댓글 달기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296 그 여자 장미,국화 ,무화과1 2017.08.11 436
295 가을이 오는 소리2 2017.08.09 587
294 자스민 향기1 2017.07.31 392
293 마지막 포도의 희망1 2017.07.27 359
292 통역이 필요한 아침1 2017.07.19 449
291 달력이 있는 식탁벽 2017.06.28 378
290 나의 새 식탁2 2017.06.21 410
289 비,종일 비 2017.06.20 330
288 그들과의 속삭임 2017.06.20 324
287 오늘1 2017.06.18 387
286 오이꽃 5탄1 2017.06.17 324
285 등신,바보,멍청이2 2017.06.16 502
284 날 이기는 에보니3 2017.06.15 491
283 호박꽃1 2017.06.14 454
282 필연2 2017.06.14 539
281 6월 문학회 모임(이천 일십 칠년)3 2017.06.13 575
280 달님 2 2017.06.11 330
279 달님 2017.06.10 346
오이꽃 4탄 2017.06.09 493
277 데뷔 2017.06.08 330
이전 1 ... 36 37 38 39 40 41 42 43 44 45... 55다음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