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전선에서-6월의 한반도
현 상길
장마 전선은
한반도의 명치를 누른다.
물줄기를 돌리려는 바람과
진부한 시절의 골짜기마다
서로 기대는 돌들을
바위라 부르지 않는
이끼들의 고집스런 묵수를 향한
하늘의 반복되는 경고에 눈감고
강 언덕을 탐욕스레 먹어 치우던
황토는 새 세기의 여름에도
기어이 천심을 삼키고 말았다.
낮은 곳에서
눈물이 역류하고 있다
눈물이 마르면 피가 흐른다
예보를 알리는 전선의 끝머리에
바람을 붙든 이끼들이 서서히
허공으로 흩어지고 있다
내 밟고 온 길 발에 밟힌
풀벌레에게 사죄합니다
내 무심코 던진 말 한마디에
상처받은 이 내 길 건너며
무표정했던 이웃들에 사죄합니다
내 작은 앎 크게 전하지 못한 교실에
내 짧은 지식 신념 없는 말로 강요한
학생들에 사죄합니다
또 내일을 맞기 위해선
초원의 소와 순한 닭을 먹어야 하고
들판의 배추와 상추를 먹어야 합니다
내 한 포기 꽃나무도 심지 않고
풀꽃의 향기로움만 탐한 일
사죄합니다
2025년 6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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