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지 척
결혼하던 해
터미네이터 II를 본 적이 있다
주인공이 용광로에서 녹아가면서
엄지척 하는 마지막 장면이
잊혀지지 않는다
매일 밤 불면에 시달리면서도
새벽 6시 휴대전화 자명종에 일어나
아들 둘과 끈 떨어진 남편의 하루
먹을거리를 장만하고는
미래에서 온 살인 로봇에게 쫒기듯
7시 반이면 총총히
출근하는 아내
그녀를 배웅하면서 잘 다녀오라고
손을 흔드는 대신
그녀에게 매일
엄지 척하고 싶다
용광로처럼 끓어 오르는
뜨거운 감사와 존경의 마음을 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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