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는 날
천 양희
잠실 롯데백화점 계단을 오르면서
문득 괴테를 생각한다
괴테의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생각한다
베르테르가 그토록 사랑한 롯데가
백화점이 되어 있다
그 백화점에서 바겐세일하는
실크옷 한벌을 샀다
비가 내리고 있었다...
친구의 승용차 소나타lll를 타면서
문득 베토벤을 생각한다
토벤의 '월광 소나타' 3악장을 생각한다
그가 그토록 사랑한 소나타가
자동차가 되어 있다.
그 자동차로 강변을 달렸다
비가 오고 있었다 ...
그 슬픔으로 하루를 견뎠다
비가 오고 있었다...
2025년 6월 29일 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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