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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정희
- 비올라 연주자
- 애틀랜타 문학회 회원

날 이기는 에보니

송정희2017.06.15 22:07조회 수 23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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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 이기는 에보니

 

너 왜 그러니

미쳤니

이른 아침 침마른 목소리로 에보니에게 소리를 지른다

연습실에 또 똥을 싸놓은 에보니

 

요즘 부쩍 자주 그런짓을 하는 녀석을

이해하려고 애써야 하는건지

내새끼 네명에게도 버거웠던 짓을

이제사 또 한다

 

놈은 소리치는 내게

이해할 수 없다는 눈빛을 주고 제할짓을 한다

일회용 장갑과 두꺼운 물휴지로도

느껴지는 식어 딱딱한 놈의 똥

 

지금 일곱살이니 사람수명으로 치면 갱년기인가

놈도 우울한가 보다

작년 여름부터 파트타임 일하느라

혼자 집에 있는 날이 많아진 녀석의 반항인가

 

궁시렁대며 놈의 똥을 치우고

잠이 다 깬 눈을 흘겨 놈을 본다

놈도 날 응시하며

우린 기싸움을 한바탕 벌인다

 

네명의 자식들 보다 놈이 더 세다

이길 수가 없다

이 놈아

똥통도 매일 청소해주는데 무슨 심술이니

녀석이 재채기를 한다

내겐 콧방귀로 들린다

그래 내가 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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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오늘의 소확행(4월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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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3
  • 실내 식물은 키워봤지만

    애완동물은 경험해보지 않아서

    미지의 세계입니다


    기회는 있었으나

    정중하게 거절했답니다

    내 인내와 사랑의 편협함과

    이기심의 정도를 잘알고 있기에...


    당신의 인내와 애정에 존경을 드립니다.

  • 별 일은 아닐테지만 고양이의 ㅡ 특성 상,
    생존 본능과 직결된 고양이의 배설 습관은 신중히 봐야 한다고 들었어요
    에보니의 평소와 다른 ㅡ 행동은 아무래도 병원에 한번 데리고 다녀오심이...?!

  • 나는  결혼 후 좋아하지 않는 강아지를 운명처럼 키웠어요 시댁식구들은 너무나 동물을 사랑했어요 

    털이 징그럽고  살이 물렁물렁 뜨뜻해서 너무 싫었는데

    나를 따르니 정이 가드라구요 한마리 내지 두마리와 미국오기까지 같이 살았는데

    마지막까지 같이살던 재롱이가 너무 늙어 (13세)힘들어하더니 몰래 집 나가서 죽었나봐요

    그후부터 너무 마음이 아파서 다시 안 키우고 있어요 한동안 재롱이 생각에 슬펐답니다. 

    다시는 안키우기로 작심했지요 고양이는  눈이 무서워서 싫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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