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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정희
- 비올라 연주자
- 애틀랜타 문학회 회원

등신,바보,멍청이

송정희2017.06.16 23:03조회 수 119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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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신, 바보, 멍청이

 

난 내가 참 명민하다 생각했습니다

국민학교때 담임선생님 심부름을 종처럼 했었죠

숙제도 죽어라 했습니다. 무서운 아버지 땜에

그래도 중간이었습니다

등신

 

야한 생각을 한것도 아닐텐데

국민학교 육한년초에 월경을 시작했지요

그걸 제대로 처리못해

장미빛 꽃물을 온 사방에 묻히고 다녔습니다

바보

 

내속의 병마와 사투 사년

용하다는 무당을 찾아 가 굿을 하셨던 나의 어머니

긴 투병 중 알곡과 가라지가 가려지던 이웃

난 멍청이였습니다. 아무것도 할 줄 아는게 없었으니까요

 

그 등신, 바보, 멍청이가

벌써 오십을 훌쩍 넘어

훈장처럼 얼굴에 주름이 있네요

이제는 더 이상 등신, 바보, 멍청이가 아닙니다

 

나는 사랑하는 부모님의 딸이요

두 동생의 누이요

네 자녀의 어머니입니다

음악을 사랑하고 문학을 사모하는

아직 어린 소녀지요

 

단숨에 마셔버린 달콤한 칵테일 잔속에

내 그리운이의 미소가 보이고

아직 수첩속에서 웃는

내 젊음이 있는한

난 등신, 바보, 멍청이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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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한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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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
  • 내가 등신 멍청이가 되었다오 

    어제사 발견했어요 크리딧카드가 없어진것을 ..

    이틀전에 썼는데 도무지 생각이 캄캄 ..

    이제 등신이 되었네 멍청이가 되었네...큰일났네 ..

    분실신고를 어렵게 마치고 

    차분히 영화한편을 보며 카드생각 잊으려했지요 

    안소니퀸의 '길 '아니 주리엣타마시나의 명연기의 '길 '

    명화의 감동으로  신규 카드가 올때까지 충분히 맘편히 지날수있게 되었어요

    아 ! 젤소미나 ~~ 

  • 왕자님께

    '긴병에 효자 없다'는 말은 잊지만

    이웃중에도 '알곡과 가라지'가 나눠지는 이치

    줄리아씨 참 섬세한 촉수를 가젔어요


    적당한 빈틈은 주위사람에게

    나름 공헌하는 거예요.

    타산지석의 교훈도 주지만 상대의 작은 실수가 나에게는 자존감을 삼어주는 계기도 되더라구요.

    이혼한 친구들의 이혼 사유를 보며,

    내 생활방식이나 사고방식을 교정하며 30년 결혼생활을 유지하고 있거든요.


    복희 선배님

    '길' 재감하셨군요


    앤쏘니 퀸의 칠삭둥이 같은 표정연기와

    단발머리든가? 젤소미나 헤어스타일만 떠오르네요.

    저도 다시 한번 봐야겠네요.


    뽀송뽀송한 여름되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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