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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십육계(三十六計) - 주위상(走爲上) -

이한기2025.07.14 13:11조회 수 108추천 수 1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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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십육계(三十六計) 

- 주위상(走爲上) -

  

'불리하면 도망쳐라!"

오늘날 우리가 전쟁이라는

단어를 입에 올릴 때면, 흔히

과거 속 격돌하는 병사들의

함성과 칼날의 빛을 연상한다.

그러나 전쟁은 이미 오래

전부터 ‘칼을 휘두르는 것’

만이 아니다.

전쟁을 치르는 모든 과정에는

용맹과 책략, 인내와 후퇴,

잠행과 유인 등 다양한 요소가

복잡하게 얽혀 있다.

춘추전국시대를 비롯해 수많은

역사적 전쟁이 증언해 온 사실이

하나 있다면, ‘후퇴 역시 고도의

전략일 수 있다’는 점이다.

동양 병법의 정수로 꼽히는

삼십육계(三十六計) 중 마지막

36 번쨔 계책인 '주위상(走爲上)',

곧 ‘줄행랑이 최선’이라는 말은

비장하고도 강렬한 통찰을 담고

있다. 싸움의 판세가 절대적으로

불리할 때, 적을 앞에 두고

힘겨루기를 지속하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다. 체면을 지키기

위해 무작정 전면전을 벌이다가

모든 것을 잃는 어리석음 대신,

‘명예로운 후퇴’를 통해 전력을

보존하고 훗날을 도모하는

지혜를 보여 주는 것이다.

1. 도망치는 것은 비겁이 아니다. 

무엇보다 '주위상(走爲上)'에서

강조되는 것은, 후퇴를 단순히

‘비겁한 도망’으로 간주하지 않고

전략적 선택으로 인식해야 한다는

점이다. 춘추전국시대나 삼국지

같은 전쟁 서사에서도, 불리하면

달아나는 것은 일반적으로

‘겁쟁이’나 ‘패배자의 선택’으로

여겨질 수 있었다.

그러나 삼십육계의 마지막에

당당히 자리 잡은 '주위상

(走爲上)'은 오히려 ‘이길 수

있는 싸움만 하라’는

실리적이고도 냉철한 현실

인식을 반영한다.

적의 병력이 절대적으로

우세하고, 지형이나 시운까지

모두 상대에게 유리한 순간에,

일방적으로 전투를 이어

가다가 전멸에 이르는 것은

옳은 결정이 아니다.

여타의 계책, —예컨대

*만천과해(瞞天過海)*나

*위위구조(圍魏救趙)* 같은

 책략—조차도 사용할 여력이

없을 정도로 압도적인 차이가

난다면, 결국 ‘물러섬’을

택해야만 한다.

그러나 여기엔 중요한 전제가

뒤따른다.

후퇴를 택하는 순간에도,

언젠가 반드시 돌아올 것이라는

끈질긴 의지와 신념이 필요하다.

이는 이미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동일하게 발견되는 전략적 통찰

이다.

2. 진나라 문공의 명분과 체면을

지키는 후퇴, '주위상(走爲上)'의

대표적인 예시로 자주 거론되는

이야기가 있다. 바로 춘추시대의

진나라 문공(文公)과 초나라

대장군 자옥(子玉)의 전쟁

사례이다.

당시 초나라는 개혁을 통한 국력

신장으로 주변 국가들을 차례로

압박하고 있었다.

진나라 또한 그 공격 대상에서

예외는 아니었다.

초나라는 여러 소국인 채나라,

정나라, 허나라 등과 연합하여

진나라를 공격했다.

사실상 다섯 나라가 동시에

진나라를 향해 진격해 오자,

진나라 입장에서는 당장

정면으로 맞서 싸우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그러나 진나라 문공은 여기서

절망하며 포기하지 않고,

명분을 갖춘 후퇴 전략을 택했다.

그는 과거 자신이 망명 생활을

할 때 초나라 왕에게 은혜를 입은

적이 있다고 밝히며,

“만약 두 나라가 불가피하게

전쟁을 하게 된다면, 나는 삼사

(三舍)를 물러나 충돌을

피하겠다”라고 했던 약속을

회자시켰다.

이 ‘삼사 후퇴’는 단순한 패배

선언이 아니었다. 전쟁을 하기

전부터 이미 품고 있던 ‘후퇴의

명분’을 자랑스럽게 드러내면서,

체면도 살리고 전열을 정비할

시간을 확보하려 했던 것이다.

결국 진나라는 황하와 태행산을

끼고 방어 진지를 구축하여

초나라의 추격을 유도했고,

초나라 군대 가운데 가장 약한

우군을 기습했다. 이때 유명한

‘호피를 말에 씌운 기병대’로

적의 말들을 혼란에 빠뜨려

우군을 크게 패퇴시키고, 이어

좌군까지 유인하여 섬멸했다.

그 뒤 뒤늦게 알게 된 자옥이

중군을 이끌고 달려왔지만 이미

진나라의 포위망에 포착되었다.

초나라 군대는 결국 대패하고,

자옥은 근신들과 함께 목숨만

건진 채 귀국할 수밖에 없었다.

이처럼 문공의 후퇴는 도주가

아니라 ‘더욱 유리한 지점’에서

반격하기 위한 전략적 후퇴였으며,

결과적으로는 '주위상'의 진정한

가치를 입증해 보였다.

3. 맹상군의 탈출과 ‘계명구도

(鷄鳴狗盜)’.

'주위상(走爲上)'의 또 다른

의미 있는 사례로, 전국시대

제나라의 맹상군(孟嘗君)

탈출기를 빼놓을 수 없다.

맹상군은 제나라의 공족으로서,

천하의 인재들을 식객(食客)

으로 대거 모아 들이며 이름을

날렸다.

당대 군주들 사이에서는

‘식객을 많이 거느린 인물이

곧 유력자’라는 풍조가 있었다.

맹상군이야말로 그 대표적인

인물이었고, 진나라 소왕(昭王)이

그 명성을 듣고그를 진나라로

불러들여 승상 자리에 앉혔다.

그러나 세상사에는 늘 질투와

모함이 뒤따랐다. 맹상군이

진나라를 위해 일하면서도

여전히 제나라를 그리워한다는

간신의 참언에, 소왕은 그를

죽이려 감옥에 가뒀다.

궁지에 몰린 맹상군이 택한 것은

정면으로 저항하는 것이 아닌,

'주위상'을 살린

‘비공식적인 후퇴’였다.

자신이 진나라 땅에 영원히

머물러 있을 수 없다는 판단

아래, 그는 은밀히 소왕의

총애를 받는 왕비에게 뇌물을

바치고 풀려났다.

그리고 곧장 국경인 함곡관

(函谷關)으로 내달렸다.

하지만 함곡관의 관문은 닭이

울어야만 열리고, 해가 저무는

시간대에는 문이 닫혀 추격이

코앞에 이른 상황이었다.

이때 맹상군이 의지한 것은

바로*계명구도(鷄鳴狗盜)*라

일컬어지는 ‘닭 울음소리를

흉내 내고, 개로 변장해

훔치기까지 할 수 있는’ 그야말로

별별 재주를 가진 식객들이었다.

식객 중 한 명이 실제 닭 울음

소리와 똑같이 소리를 내어 주변

닭들의 집단 울음을 유도했고,

부슬부슬 깨어난 수문병이 문을

열어 주는 틈에 맹상군 일행은

무사히 국경을 빠져나갔다.

만약 그가 끝까지 “내가 이

진나라 궁정에서 내 결백을

증명하겠다”라고 고집만

부리며 남아 있었다면, 어떤

파국을 맞았을지 모른다.

‘도망가는’ 결정이 오히려

그의 재능과 인재를 보존하는

현명한 선택이었던 것이다.

4. 도망에도 품격이 있다. 

위 두 사례는 모두 '주위상'이

단순한 무력 부족의 반증이

아님을 분명히 드러낸다.

'주위상'을 적절히 구사한

주인공들은 각각 명분을

갖추거나 재치를 발휘하여,

후퇴하는 과정에서도

주도권을 놓지 않았다.

이런 점에서 우리는 도망이

곧 패배나 비겁함이 아니라,

 **보다 큰 목적을 위해 잠시

물러나는 ‘우아한 퇴장**일 수

있음을 깨닫는다.

문공의 경우, 과거 초나라 왕과

맺은 인연이라는 명분을

공표하여 체면을 지키면서도

시간을 벌었다.

그리고 되려 반격의 발판을

마련하여 상대를 대패로

몰아넣었다. 맹상군 역시 결코

몰래 도망치기만 한 것이

아니라, 식객을 통한 정보력과

협상력을 십분 활용하여

안전하게 귀국했다.

이처럼 세간에 ‘줄행랑’이라

불리는 도망이지만, 그 속에는

꽤나 정교한 심리전과 기민한

판단이 자리 잡고 있다.

5. 삼십육계의 완결,

혹은 새로운 시작. 

삼십육계는 고대 중국 병법의

결정체로, 적을 속이는 방법에서

부터 기세를 꺾는 방법,

아군을 지키는 방법 등 다양한

병책이 하나씩 담겨 있다.

그중 마지막에 배치된 '주위상'은

어찌 보면 극단의 선택이나

최후의 수단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 전략이 마지막에

자리 잡고 있다는 사실은,

모든 계책이 통하지 않을 때조차

놓치지 말아야 할 희망을

상징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즉 ‘더 이상 싸울 수 없는

국면이라면, 모든 힘을

탕진하기보다 기회를 보고

잠시 물러서라.

그리고 기필코 다시 일어나라’

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흔히 사람들은 ‘후퇴’라고 하면

창피하거나 좌절스럽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주위상'에 깃든 사상은

완전히 다른 차원이다.

오히려 스스로에게 당당하게

말해야 한다.

“지금은 비록 물러서지만,

언젠가 다시 돌아와 반드시

승리를 거머쥐겠다.”

한낱 비겁한 도망자가 아니라,

당장의 손해를 감수하며

미래의 가능성을 중시하는

전략가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주위상'은 마냥

패배주의적인 처세술과는

거리가 멀다.

도리어 강한 정신력과 인내심을

필요로 하는 고난도의 전략이라

할 수 있다.

6. 현대적 해석: 인생에서의

‘주위상’. 

오늘날 전쟁은 총칼로만

정의되지 않는다.

기업 간의 경쟁, 사회적 지위

쟁탈, 개인의 커리어 싸움 등

우리의 삶은 크고 작은

‘전쟁’으로 가득 차 있다.

그리고

때로는 무작정 정면승부를

벌이다가 모든 것을 잃기도

한다.

경제적으로나 심리적으로나,

한 번의 잘못된 선택이

가져오는 파장은 클 수밖에

없다.

이럴 때 '주위상'의 지혜는

시대를 초월해 여전히 유용하다.

시장 경쟁에서의 철수. 

회사가 신제품 개발 경쟁에서

불리해졌을 때, 이미 대규모

손해가 예상된다면 과감하게

프로젝트를 철수하고 손실을

최소화하는 전략은 어찌 보면

‘도망치는’ 일처럼 보인다.

그러나 상황이 절망적이라면,

장기간 적자를 감수하는

것보다는 발 빠른 철수로 다음

기회를 엿보는 것이 낫다.

그 시간을 활용해 새로운

아이디어나 혁신에 도전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인생의 전환점에서의 물러섬. 

아무리 애써도 해결 기미가

보이지 않는 인간관계나 직장

문제 앞에서, 스스로의 안전과

정신 건강을 지키기 위해 잠시

‘도망가는’ 결정을 내릴 수 있다.

세간에서는 이를 ‘현타

(현실 자각 타임)’라 부르기도

하지만, 사실상 “다시 도약하기

위한 재정비”로 보면 훨씬

생산적이다.

도망 자체를 수치스럽게

여기기보다, 휴식과 재정비의

의미로 해석하면 더 긴 생애

주기에서 훨씬 유리할 수 있다.

불가능한 과업 앞에서의

전략적 후퇴. 

전혀 불가능해 보이는 목표나

상대를 만났을 때, 억지로

맞서서 소진되기보다 잠시

물러나 상대의 허점을 찾는

시간이 필요하다.

더 나아가 스스로 역량을 다시

기르고, 연합할 동료를 모으고,

환경을 유리하게 조성한 뒤에

도전하는 편이 훨씬 현명하다.

이는 과거 군사 전술뿐 아니라

현대 비즈니스나 개인의 인생

설계에서도 통용되는 불변의

진리다.

 

7. ‘돌아올 것’이라는 굳은 다짐. 

그러나 이 모든 후퇴가 의미

있으려면, 반드시 **“언젠가

다시 돌아와 싸우겠다”**라는

굳건한 다짐이 뒤따라야 한다.

승리를 포기한 자포자기가

아니라, 일시적인 힘의 보존임을

스스로 각인시키는 것이다.

맹상군이 감옥에서

풀려나자마자 한 선택은

‘추격을 뿌리치고 고향 땅으로

돌아가는 것’이었다.

그가 제나라에 도착함으로써

후일 더 큰 역할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진나라 문공 역시, 삼사 후퇴로

체면과 명분을 지켜 국력을

수습함으로써 초나라를

역공하는 발판을 마련했다.

만약 이 두 인물이 “그래도 어쩔

수 없지, 여기서 그냥 내 목숨만

건지면 다행이야.”라는 식으로

모든 것을 내던져 버렸다면,

역사가 전해 주는 영광의 반전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주위상'이 진정한 전략이 되는

것은, 후퇴한 뒤에도 절대

의지를 꺾지 않고 다시 일어서는

과정을 포함할 때이다.

 

결론이다. 

“싸움을 지속할 수 없으면

도망쳐라.” 이 말은 언뜻 보면

소극적이고 패배주의적인 태도로

들릴 수 있다.

그러나 실제 삼십육계의 맥락에서

'주위상'이 말하는 것은, ‘목숨과

전력을 지키고 기회를 노리는

것이 진정한 승리로

가는 길’이라는 깊은 통찰이다.

이는 과거 전장뿐 아니라

현대사회에서도 적용되는,

폭넓고도 인간적인 전략적

선택이다.

우리는 종종 인생에서 압도적인

상대와 마주하고, 가진 카드가

너무 적어 어떤 방책도 통하지

않는 듯한 막막함을 겪는다.

그럴 때 '주위상'의 교훈은

우리에게 “도망치되, 반드시

다시 돌아오라”고 속삭인다.

 이 말은 삶의 한 순간에 무조건

뒤돌아서는 것이 아니라,

나 자신을 지키고 더 크게

성장하여 분명히 ‘내 자리’를

되찾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줄행랑’이라고 부르기엔

무겁고도결연한 결단이며,

어떤 측면에서는 남아 있는

힘조차 없이 끝까지 버티다

무너지는 것보다 훨씬 더 용기

있는 선택이다.

역사는 언제나 강자만이

최후까지 살아남는다고 말한다.

그러나 강자는 늘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전쟁에서

승리하지는 않는다.

필요할 때 물러설 줄 알고,

실패한 뒤에도 일어설 발판을

남긴 자가 진정한 강자가 된다.

그리고 불리한 국면에서도

자신을 멸시하지 않고

“잠시 물러나 힘을 비축하자.

그리고 반드시 되돌아와 빼앗긴

것을 되찾겠다”라는 다짐을

품는 것이야말로, 삼십육계의

마지막 계책인 '주위상'이

우리에게 전하는 진짜 메시지다.

우리는 때로 도망쳐야 한다.

하지만 그 도망은 단순한 패배나

비겁의 표시가 아니라, 언젠가

더 찬란한 반격을 위해 숨을

고르는 전략적 후퇴여야 한다.

바로 그 점에서 “줄행랑도

고도의 전략”이라는 말은 결코

과장이 아니다.

'주위상'이 권장하는 도망은

‘결코 다시 돌아오지 않기 위한

도피’가 아니라, 미래를 위해

확실한 생존과 역량을 남기는

적극적이고 창조적인 후퇴다.

그리고 그 후퇴의 끝에는

역사의 판도를 바꿀 수 있는

또 다른 시작이 기다리고 있다.

 

 

2025년 7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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