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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 - 김 종제-

관리자2025.07.20 07:28조회 수 78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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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마  
 

김 종제


한 사나흘
바람 불고 비만 내려라

꿈결에서도 찾아와
창문 흔들면서
내 안에 물 흘러가는 소리 들려라

햇빛 맑은 날 많았으니
아침부터 흐려지고 비 내린다

세상이 전부 어두워지겠느냐

저렇게 밖에 나와 서 있는 것들
축축하게 젖는다고
어디 갖다 버리기야 하겠느냐

머리부터 발끝까지
누구에게 다 젖고 싶은
그 한 사람이 내게는 없구나

문 열고 나가 
몸 맡길 용기도 없는 게다

나로 인해
아침부터 날 어두워진 것들
적지 않았을 테고
나 때문에 눈물로 젖은 것들
셀 수 없었으리라

깊은 물 속을 걸어가려니
발걸음 떼기가 그리 쉽지 않았겠지

바싹 달라붙은 마음으로
천근만근 몸이 무거워졌을 거고
그러하니 평생 줄 사랑을
한 사나흘
장마처럼 그대에게 내릴 테니
속까지 다 젖어 보자는 거다



2025년 7월 10일 토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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