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사람이 있다는 것에 감사하며
석정헌
체감 온도가 F 110° 라는데
양말 실내화 신고
담요 끌어안고
내용 하나 눈에 들어오지 않는
TV를 멍하니 보고 있다
저녁 드시라는 딸에게
춥다는 투정
엄마 아빠 나이들어
기름기 다빠진 모양이다하며
개의치 않는다
빵 한조각 겨우 넘기고
손녀 재롱 한참 보다
두 늙은이
뚜꺼운 양모 이불에
난로 켜 놓고 잠자리에 든다
내일 아침에는 콩나물국 끓여 달라고
아내에게 속삭이 듯 명령한다
아직도 내 말을 들어주는
한 사람이 있다는 것에 감사하며
댓글 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