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송정희
- 비올라 연주자
- 애틀랜타 문학회 회원

나의 새 식탁

송정희2017.06.21 06:57조회 수 26댓글 2

    • 글자 크기

나의 새 식탁

 

님을 땅에 묻은건지

부정맥이 있는 아픈 내 가슴한켠에 묻은건지

매일 보이던 이가 안 보이는걸 보면

묻긴 묻었습니다

 

부정맥이란 놈 땜에 어지러운건지

조석으로 잔소리해댈 상대가 없어서 그런지

내가 조금씩 미쳐가는듯 했습니다

님을 보내고 한달만에 파트타임 일을 구해서

또 미친듯 일년을 일을 했습니다

 

밑이 아예 없는 독에 물을 붓듯

턱없이 모자라는 생활비

신호등 앞에 줄줄이 서있는 거지들이

죄가 많은 사람들이 아니구나 알았죠

 

어렵사리 달팽이집을 마련하고

난 아이들로부터 독립을 얻어냈습니다

이사온 다음해 내손으로 돈을 벌어

주방에 화강암으로 테이블을 만들고

 

그 다음해엔 주방벽에 타일을 붙였죠

또 그 다음해엔 거실 밖에 골마루를 만들어

큰 햇빛가리개 우산도 꽃았습니다

님의 산소에 찾아가 허풍을 섞어 자랑도 했어요

 

올여름엔 예쁜 통유리로된 식탁을 장만했습니다

오늘 이른 아침 배달이 와서

지금 이 글을 나의 새 식탁에서 쓰네요

님이 또 칭찬해주겠죠

참 잘했어요 하고

    • 글자 크기
나의 수욜 나의 사라는(동생에게 바치는 시)

댓글 달기

댓글 2
  • 저도 찬사를 보냅니다

    생각만으로도 근사할 것 같은데요

    통유리 식탁!!!

  • 재미있게 살고있군요


    당연 그래야지요


    훌륭해요  


    무리하지 말고 쉬엄쉬엄  차분하게 ...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176 나의 아침 2020.01.09 8
175 나의 아버지 2019.06.16 10
174 나의 아름다운 것들 2020.01.09 15
173 나의 아들(5)1 2016.11.30 12
172 나의 아들 (5) 2016.11.15 10
171 나의 아들 (4) 2016.11.08 14
170 나의 아들 (3) 2016.11.01 9
169 나의 아들 (2) 2016.11.01 19
168 나의 아들 (1) 2016.11.01 11
167 나의 수욜 2017.08.16 13
나의 새 식탁2 2017.06.21 26
165 나의 사라는(동생에게 바치는 시)3 2017.04.08 19
164 나의 바다 2019.08.13 8
163 나의 꿈에1 2017.05.13 23
162 나의 간식 번데기 2018.10.31 8
161 나와 동생들 2018.07.20 9
160 나와 같겠구나 2018.10.02 7
159 나에게 주는 선물1 2017.03.19 22
158 나무에 치는 파도 2019.04.27 20
157 나무숲 바다 2019.08.25 14
이전 1 ... 42 43 44 45 46 47 48 49 50 51... 55다음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