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송정희
- 비올라 연주자
- 애틀랜타 문학회 회원

나의 새 식탁

송정희2017.06.21 06:57조회 수 215댓글 2

    • 글자 크기

나의 새 식탁

 

님을 땅에 묻은건지

부정맥이 있는 아픈 내 가슴한켠에 묻은건지

매일 보이던 이가 안 보이는걸 보면

묻긴 묻었습니다

 

부정맥이란 놈 땜에 어지러운건지

조석으로 잔소리해댈 상대가 없어서 그런지

내가 조금씩 미쳐가는듯 했습니다

님을 보내고 한달만에 파트타임 일을 구해서

또 미친듯 일년을 일을 했습니다

 

밑이 아예 없는 독에 물을 붓듯

턱없이 모자라는 생활비

신호등 앞에 줄줄이 서있는 거지들이

죄가 많은 사람들이 아니구나 알았죠

 

어렵사리 달팽이집을 마련하고

난 아이들로부터 독립을 얻어냈습니다

이사온 다음해 내손으로 돈을 벌어

주방에 화강암으로 테이블을 만들고

 

그 다음해엔 주방벽에 타일을 붙였죠

또 그 다음해엔 거실 밖에 골마루를 만들어

큰 햇빛가리개 우산도 꽃았습니다

님의 산소에 찾아가 허풍을 섞어 자랑도 했어요

 

올여름엔 예쁜 통유리로된 식탁을 장만했습니다

오늘 이른 아침 배달이 와서

지금 이 글을 나의 새 식탁에서 쓰네요

님이 또 칭찬해주겠죠

참 잘했어요 하고

    • 글자 크기
달력이 있는 식탁벽 비,종일 비

댓글 달기

댓글 2
  • 저도 찬사를 보냅니다

    생각만으로도 근사할 것 같은데요

    통유리 식탁!!!

  • 재미있게 살고있군요


    당연 그래야지요


    훌륭해요  


    무리하지 말고 쉬엄쉬엄  차분하게 ...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296 그 여자 장미,국화 ,무화과1 2017.08.11 209
295 가을이 오는 소리2 2017.08.09 299
294 자스민 향기1 2017.07.31 197
293 마지막 포도의 희망1 2017.07.27 165
292 통역이 필요한 아침1 2017.07.19 215
291 달력이 있는 식탁벽 2017.06.28 236
나의 새 식탁2 2017.06.21 215
289 비,종일 비 2017.06.20 171
288 그들과의 속삭임 2017.06.20 180
287 오늘1 2017.06.18 223
286 오이꽃 5탄1 2017.06.17 185
285 등신,바보,멍청이2 2017.06.16 293
284 날 이기는 에보니3 2017.06.15 268
283 호박꽃1 2017.06.14 243
282 필연2 2017.06.14 340
281 6월 문학회 모임(이천 일십 칠년)3 2017.06.13 289
280 달님 2 2017.06.11 156
279 달님 2017.06.10 172
278 오이꽃 4탄 2017.06.09 338
277 데뷔 2017.06.08 174
이전 1 ... 36 37 38 39 40 41 42 43 44 45... 55다음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