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선의 기도
바람과 일체 되려면 새처럼
가벼워야 해
새의 뼈처럼 텅 비어 있어야 해
쌓여 있는 감정의 무거운 찌꺼기들을
배출해야 해
그래야
비워진 동공(洞空) 속으로
가벼운 호흡를 담을 수 있지
그래야
뜰 수 있어
이젠 그대
미련의 추(錘)와 인연의 닻을 끊을 차례야
아쉽지만 안타깝지만
단호해야 해
아래로 아래로
끌어당기는 중력을
박차고 오른
풍선만이 맘껏
푸른 하늘을 즐길 수 있지
가슴 벅차지 않아?
바람에 온 몸을 맡기고
구름과 뒹굴다가
어느 순간
폭죽처럼 터져
사라질지라도
하늘과 하나됨은
새의 뼈 깊이 새겨 놓은
그대의 기도문이었음을 잊지 마
텅빈
자유로운 영혼
댓글 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