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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배경
-1961년 전남 여수 출생
- 2019년 미국이민
-1988년 서울대학 법학과 졸
- 1988 20회 사법고시합격
-1991 서울대학 법과대학 대학원 졸(석사)
-1999 국립 해양대학 대학원 수료(박사)
- 2003 University of Denver, School of Law, LLM 수료
-2003 뉴욕스테이트 변호사 시험 합격
- 애틀란타 문학회 회원

불면(不眠)을 연습하다

cosyyoon2025.08.01 07:48조회 수 95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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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면(不眠)을 연습하다

 

 I.

호숫가

얇고 둥근 돌을 찾아

수면(水面) 위로 던져 수제비뜨기를 한다.

 

돌은 고요한 물위로 날다

수면(水面)에 부딪치는 순간

표면장력의 반발과

관성으로 튀어 올라

비상(飛上)한다

 

짧은 비상 아래선

잔잔한 호수에 파문이 일고

 

짦은 비상을 즐길지라도

돌은 결국 낙하할 운명

호수는 돌의 중력을 견디지 못 하고

수면(水面) 아래 고요의 세계로 받아 들인다

 

, 낙하의 안도감이여

 

II.

불길한 밤이 왔다

마음이 시계의 분침과 초침처럼 두근거린다

침대 위의 베개를 진정시키고

어둠을 불러모아

들뜬 가벼운 의식을

수면(睡眠)으로 던져

수제비뜨기를 한다.

 

나즈막한 비행

의식은

수면(睡眠)의 반발에 튀어 올라

번뇌의 공간으로 날아 오른다

흩날리는 의식과 수면의 파편 조각이여

 

세번, 네번

수면(睡眠)의 거부는

얼어붙은 호수처럼 완고하다

 

수면(睡眠)의 저항이 거듭될수록

중력을 잃은 의식은

시간을 잊은 채

머리 위 천장을 희미하게 선회한다.

 

이젠 의식이

무수한 양들이 되어 울타리를 넘으면서

수제비뜨기 숫자를 센다.

아흔 아홉, 아흔 여덟, 아흔 일곱

 

탈진한 의식은 저 멀리

맞은 편 호숫가에 쓰러져 있고

텅빈 아침이

묵직한 돌이 되어 돌아왔다

 

무성(茂盛)한 마음이 침대에서 일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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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비 (by cosyyoon) 옥잠화가 건낸 하얀 손수건 (by cosyy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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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 멋진 표현과 대비가 엄청 매력적입니다. 그래서 귀찮을 정도로 찾고 있는것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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