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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일홍처럼 오래오래 - 이 운진-

관리자2025.08.03 22:41조회 수 172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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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일홍처럼 오래오래  

        이 운진


삼백 년 된 백일홍나무가 
꽃을 피우는 일은 그저
삼백 년 쯤 된 습관이겠거니
짐작했겠지만
꽃을 만드느라 뒤채던 밤이 
삼백 년이라면 그 잠은 
얼마나 곤할 것인가

이를테면 지금도 삼백 년 전 
첫 꽃을 맺었을 때처럼
혹은 방금 햇살을 베어 물고 
날아와 앉은 새의 발목처럼
착하지도 죄를 짓지도 못한 채
당신이 내 등줄기를 짚어주던 그 밤처럼
놓지 못한 바람이 보인다면
삼백 년 째 백일 동안
꽃은 얼마나 두근거렸을 것인가

나는 그 꽃 아래서 겨우 
서른 몇 날의 그리움을 걱정하였으니
백일홍나무의 몸속에 잠든
삼백 년 된 별을 어찌 알아볼 수 있겠는가

무슨 힘으로 마음을 피우고 지우며 
또 피우겠는가 

백일홍처럼 오래오래

2025년 8월 2일 토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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