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안개와의 약속
치자꽃 냄새가 난다
새벽의 강가는 순수의 원천
밤새 쌓인 기다림이 하얗게 피어 올랐다
별빛 아래 뒤척이던 나를
애타게 부르던 그대
초름한 빛에도 화들짝
놀라는구나
곧 밀어 닥칠 부산한 아침 햇살을
어떻게 감당하려는가
마지막 속삭임을 돌틈 사이에 숨겨두고
강바람으로 돌아갈 그대
짧은 만남을 뒷 걸음 기억에 꾹꾹 새기고
오늘 하루 뙤약볕 아래
다시 부팅한 휴대 전화와
급히 주문한 아메리카노 한잔
점멸하는 신호등과
숨막히는 전광판 뉴스 속에서
난
지나온 강가의 거친 돌들을
하나 하나 들쳐보면서
힘차게 자맥질을 할 것이다
별들의 불면을
콩당콩당
하나 하나 헤아리면서
내일 새벽
속살 하얀 그대와
다시 만남을 기다릴 것이다
어디선가 불어오는
치자꽃 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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