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일홍 편지
수녀시인 이해인
모든 것은
다 지나간다
모든 만남은 생각보다 짧다
영원히 살 것처럼
욕심부릴 이유 하나도 없다
지금부터 백 일만
산다고 생각하면
삶이 조금은
지혜로워지지 않을까
처음 보아도
낯설지 않은 고향 친구처럼
편하게 다가오는 백일홍
날마다 무지개빛 편지
족두리에 얹어
나에게 배달하네
살아있는 동안
많이 웃고 행복해지라는 말도
늘 잊지 않으면서
2025년 8월 4일 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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